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전거가 있어서 차가 진입할 수없으니 자전거를 치워달라는 말을 했다. 밖에 나가 보니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좁은 입구에 자전거 바퀴에 열쇠를 채운 채 세워져 있었다. 차가 들어갈 수 있게 자전거를 옮겨 놓고 운전자에게 주차장으로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다음날 출근길에 어제 한쪽으로 치워두었던 자전거가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혹시 깜빡하고 잊어버렸다가 오늘은 찾으러 오시겠지라고 생각했다. 점심식사 후 산책길에 보니 자전거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오전에도 오시지 않은 듯했다. 우리는 오후에 가지러 오시겠지라고 서로 그럴 거라고 호응하며 걸음을 걸어 산책을 시작했다.
저녁 퇴근길에 마주친 자전거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인을 기다리는 냥 서 있었다. 내일도 찾아가지 않으면 어쩔지 잠시 고민을 했지만 퇴근길에 모든 생각은 지워져 자전거는 까맣게 잊혔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다시 마주한 자전거 한 대. 어쩜 오지 않을 주인을 밤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도 자전거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인을 잃어버린 자전거
아마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치매에 걸린 어르신이 자전거를 타고 오셨다가 볼 일을 보신 후에 그냥 가신 것 같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다. 치매로 기억력이 저하되어 자전거를 타고 왔다는 것을 깜빡하셨을 어르신은 자전거로 오셔야 하는 길을 걸어 걸어가셨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