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이 불났다는 건

재택치료 지원 1일 차

by 정아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가고 있다.

어제 업무차 아침에 이곳에 왔을 때는 뒤에서, 앞에서, 양 옆에서 울려대는 벨소리에 자동으로 손이 반응했다.


지금 받아서 내가 안내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전화를 받더라도 충분한 내용에 대한 파악이 있은 후에 받아야 할 텐데 아직은 이른 감이 있었다.


자료를 다운로드하고 꼼꼼히 읽어보고 또 읽어보고 오전은 그렇게 지나갔다.


지난주에 지원해야 하는 업무 파악을 하기 위해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이건 정말 아수라장 재난상황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다른 말이 없었다. 울려대는 벨소리와 통화하는 음색들.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상대방이 잘 안 들리니 큰소리로 통화를 했다.


"잘 안 들리세요?"


뒤쪽에 있던 사람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오후가 되어 한 곳에 줄줄이 쌓여 있던 키트 배부가 시작됐고 인력은 부족하고 키트는 아직도 한참 남아있고..

누군가 옆에 와서 물었다.


"혹시 자동차 가져오셨나요?"


그렇다고 아니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키트 배부를 해야 하는 상황. 못한다고 안 한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연일 확진자 수는 1,000명 가까이 나오고 있었고, 대상자는 늘어나는데 보건소에서 업무를 처리할 사람은 턱없이 부족했다.


재택 치료자가 초인종 소리에 엘리베이터가 도착도 하기 전에 문이 열리니 당황했다.

그대로 계단을 뛰어내려오게 되었고, 계단으로 내려오다 보니 현재 층이 20층이라는 걸 깜빡했던 모양이었다.


아파트를 찾았는데 출입구가 보이질 않아 한참을 돌고 돌아 찾아가고... 그렇게 헤매기도 했다.


오후 내내 키트 배부를 하고 돌아가니 5시가 훌쩍 넘어갔다. 오늘은 그래도 모두에게 배부 완료!


재택치료하는 사람들이 모두 경미한 증상으로 빨리 완쾌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내일은 부디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마스크 없는 미소를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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