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빵댕쓰 입장도 들어봐야 할 거 아녀
#김꼬막툰_5화
< 국가가 허락한 마약 세 가지 >
정말이지 음악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아니, 노래가 아니라 정확히는 힙합이다. 나는 리스너로서의 H-I-P-H-O-P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어릴 땐 문방구에서 이현도 오라버니의(제목은 기억이 안 남) 500원짜리 종이 악보를 사서 피아노를 쳐보거나, 타샤 언니의 걸크러시에 반해 식탁 의자 세 개를 옆으로 나란히 세워서 무대인 척하며 가수 놀이를 한 적도 있다. 고등학생 땐 다이나믹듀오와 엠씨스나이퍼, 그리고 드렁큰 타이거의 노래를 MP3에 담아 듣고 다니면서 입시의 힘듦을 견뎌냈다.
그리고 대학생 때에는 힙합에 대한 광기가 극에 달하여 랩 동아리에 가입해 힙합이랑 결론하겠노라며 나대고 다니기도 했다. 머리도 블레이저인가(실과 같이 머리카락을 엮는 털실 레게? 같은 거) 뭐 그런 것도 하고 다니고. 당시 동아리 회원이면 무조건 무대에 서야 하는 룰이 었었는데 유난히 내성적인 내 성격 탓에 정말 울면서 가사를 쓰고 억지로 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무대는 2010년 홍대 클럽 드러그, 그것이 나의 은퇴 공연이 되었다. (라고 쓰고 흑역사라고 읽는다..)
아이돌은 H.O.T.와 빅뱅을 광적으로 좋아했고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그룹사운드 잔나비 덕질 5년 차가 되었다. 최정훈은 진짜 천재고 나는 늘 두 귀가 있음이 너무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 뮤직.. 이즈 마이 라이푸.. 랄까...
스윙스가 그랬지, 여자들은 돈가스 같이 먹자고 하면 넘어온다고. 하지만 정확히 틀렸다. 남자들이 돈가스와 불백이라면 여자들은 무조건 떡볶이, 떡볶이라니까! 작년엔 배떡, 벌떡을 많이 먹었는데 요새는 배달 떡볶이보다는 집 근처 분식집에서 사 먹는 친근한 라볶이가 더 좋다.
아 그러고 보니 나 스윙스도 진짜 좋아했었네. 15년 전엔가 은평구에 피자집 열었을 때도 직접 갔다 왔었는데. 아 지금도 물론 좋아한다. 랩 짱 잘해.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뽀오얀 두부들을 보면 주먹으로 한 대 쾅 내리쳐서 부수고 싶은 충동이 가끔 들 때가 있다. 당연히 나는 지성인이니까 실제로 행하지는 않는다. 그치만 하얗고 보들보들하고 풍성한 무엇인가를 보면 늘 쳐보고 싶은 마음은 늘 드는데, 이것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남편의 빵댕이이다. 쳐도 누가 잡아가지 않고 돈으로 물어내라고 하지도 않는다. 종종 괴롭힐 목적으로 엎드려 있는 남편의 바짓 춤에 리모컨이나 효자손 등을 꽂아놓고 심심할 때마다 팡팡 쳐주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남편이 스쿼트로 힙업만 짱짱하게 해두었으면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달려오길래 한 대 씨게 때려줬더니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도망간다. 이 맛에 빵댕이 치지!)
© 김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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