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한국여자
일본 친구가 블루밍을 떠난다고 했을 때
살짝 아쉬웠다.
고작 5분 거리 아파트로 이사했지만
매일 아침 스쿨버스에 아이를 태워보내며 그녀 얼굴을 보며 서로의 근황을 묻는 게 일종의 습관이 되어버렸었다.
새로 온 한국여자는 코빼기도 안 보였다.
한국에서 파견 온 그녀는 숨어다니는 듯 했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거의.
근 일년 간 딱 두 세번 정도 마주쳤는데, 목례는 하는 둥 마는 둥 서로의 존재는 알지만 양쪽 모두 그 이상의 노력은 하려하지 않았다.
엘레베이터에 탔을 때도 마치 한국 엘베에서 서로 존재를 모른척하듯 그러고 있다 예의상 인사만 하였다.
나는 이제 블루밍에 온지 3년차이다.
이 곳에서 잘못 엮이면 인생이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경험상 너무 잘 알기에 더 이상의 노력을 하고 싶지도 않다. 상대방도 극도로 그런 듯보여 잘 되었다 싶었다.
특히나 이 동네의 좁은 바닥의 특성 상 남편과 같이 일하는 곳에 근무하는 기관 사람이라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대도시에서처럼 서로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는 사이. 그걸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