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멍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비멍

바람이 부는 동안에는

외롭다는 자각이 들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나 광범위하게 비가 내리면

적당히 감정을 통제할 수가 없어진다.

밤부터 시작해서 다시 밤이 오고 있는데도

비는 지체하지 않고 줄곧이다.

비가 한나절 계속될 때부터 진작 멀어졌던

기억들이 충만해져 외로움이 도져버렸다.

기왕 빠져들 거라면 저항하지 않고

단단히 충만해져 버려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괜찮다는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