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나물꽃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광대나물꽃


연둣빛으로 채색을 시작한

풀밭이 부산스럽습니다.

계절의 변신은 땅과 가장 가까이에서 시작합니다.

꽃을 밀어 올리고 있는 광대나물 군락이

봄기운을 흡수하고 있는 풀밭에서

점령군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산수유꽃의 유혹에 이끌려 갔다가

나무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꽃대 끝에

불그레하게 올라있는 광대나물 꽃에게

정신을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대의 서글서글한 웃음에 중독되어

맥을 추지 못하고 함락되었던

그때처럼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마음에 물이 오르고 심장이 뛰는 변화가

그대로부터 시작되었던 때와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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