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면기
지금은 버리지 않아도
될 것 마저 버려야 할 때다.
뇌의 알고리즘을 어겨야
살아갈 힘이 생겨날 거다.
격하게 단도질하고 있었던
믿음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
나만 믿어야 했다.
주변을 용인하고 의지하면
배반에 노출된다는
흔한 잘못을 반복하고 말았다.
휴대폰을 정리한다.
쓸모없이 저장한 이름들이 태반이다.
한 번도 눌러보지 않은 번호와
단 한순간도 떠올리지 않은 이름과
잦은 불편을 울려대던 인연을
차단하고 삭제한다.
인연을 난도질한다.
가벼워져야겠다.
사람에게 실망하게 되면 잠시
눈 속에 파묻히듯 휴면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