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이문재

by 새글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날시예감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을 때,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때,

기쁜 일이 있을 때, 절절한 슬픔에 차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사랑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변하지 않을 사실을 말하면서 시인은 왜 농담이라고 제목을 붙여놓았을까.

진한 말이라는 뜻일까, 우스개라는 뜻일까.

그대, 사랑하고 있다면 종처럼 아파야 소리를 낼지라도 많이 아파도 좋지 않겠는가.

매거진의 이전글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