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깨어나는 감정에 어리숙해지고 말았다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문득 깨어나는 감정에 어리숙해지고 말았다


문득 가슴을 자극하며 일어나는 감정에

솔직해져도 상관없어질 때가 있다.


좋아함이면 어떻고, 미워함이면 어쩔 건가.

망설임이 있었다가 무기력과 혼동이 되었다.

어수선함에 혼란스럽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단정해지기도 했다.

어디에 있거나, 언제에 있더라도 나에게 정직해지자고

눈물이 찔끔거리는 감흥에 혼줄이 나고 있다.


문득이란 기껏해야 한순간 정신을 놓쳤다는

자조 섞인 단어일 뿐일 텐데

삶을 관통하는 총괄어가 되기도 한다.


지나갈 듯 지나가지 않는 간밤에는

여러 잔 소주를 마시고 왁자지껄 정신없이 떠들어대는

사람들의 주정을 감당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삶을 통찰하는 진지한 문제들이 오가다 길을 잃기도 하고

가볍게 밀어냈던 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되어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오늘을 그리 버텨내고 싶은 발버둥들이었다.


오늘을 오늘로 받아들이지 못하며

살아왔다는 후회를 술기운을 빌려해야 했다.

그래서 살아가는 모양이 갖추어지길 원하는

대칭 꼴이 아니라 반듯하지 못한 비대칭 꼴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덜 영악하게, 좀 허술하게 사는 맛이

괜찮다는 감정이 문득 깨어나서 어리숙해지고 말았다.

빈틈이 많은 나를 그냥 방치해주고 싶어졌다.

그게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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