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폭설이 내리는 밤은
특보가 내려진 이후의 밤은 무척이나 길게 느껴진다.
층을 이루며 쌓인 눈이 발산하는 빛이 백야를 연상시킨다.
자다 말고 일어나 눈의 무게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문비나무의 고단함에 동화가 된다.
흰 눈이 이루어줄 낭만의 설경은 먼 나라 이야기다.
출근길이 무사할지, 무너지거나 고립의 재해가 얼마나 심할지.
일상을 유지할 걱정의 판을 깔고 미리 심난하다.
저런...... 저런, 기어이 눈 쌓임을 이기지 못하고
휘어지던 가지가 부러져 내린다.
날이 밝는 대로 여기저기 안부 전화를 넣어야겠다.
폭설경보가 해제되고 날이 풀리기까지는
해야 할 일들 보다는 밀어두었던 여유에 묻혀 있으라고
실없을지 모를 당부라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