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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an 26. 2024

리더가 죽었다

새글 에세이

리더가 죽었다


한 집안이든 조직이든 나라든지 리더가 품격을 잃거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다 침몰하게 된다. 축구에서 감독의 전략과 전술이 없으면 경기를 뛰는 선수는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 경기는 이기길 포기해야 한다. 능력 있는 선수가 알아서 경기를 해야 하는 해줘축구가 되는 것이다. 축구장을 뛰는 열한 명의 선수들은 구심점을 잃고 우왕좌왕하며 약속 없는 플레이를 하다 체력만 손실한 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야 한다. 잦은 실수를 해도 상대팀에 말려 골을 먹고 패배를 하고도 부끄러움을 모르게 된다. 리더는 있는 것만으로 든든한 존재감을 준다는 사고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다. 리더는 구성원들보다 더 치열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해서 이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머리를 최대치로 굴리고 발걸음을 분주하게 놀려야 한다. 희생을 전제로 권력을 누려야 한다. 권위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권한보다 더 큰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어야 진정한 리더다. 리더의 존재이유는 이기기 위한 싸움을 이끌어가는 데 있다. 판단의 착오, 실행의 실수로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인을 파악하고 보완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워 실패를 뛰어넘는 성공의 결과를 내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것이 진짜 리더의 모습이다. 남 탓, 환경 탓이나 하면서 책임을 미루고 뒤에 물러서서 돼먹지 못한 지시나 하는 리더는 없느니만 못하다. 잘 돼 가는 일에 참견이나 하면서 숟가락을 올리려는 리더는 필요악이다. 리더는 앞장서는 사람이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동기를 부여하고 구성원이 가진 능력을 상회하는 능력을 발휘하도록 독려하는 사람이다. 리더를 잘못 세워놓으면 구성원들이 불행해진다. 주어진 힘만 과시하는 리더, 무능력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리더, 무책임을 저지르고도 물러서지 않으려고 버티기만 하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라 존재악이다. 전략도 없고 전술도 없이 무기력하게 경기를 하다 침몰한 국가대표팀의 축구 경기를 보다가 국가의 모습을 보는듯해서 무서웠다. 자신과 자신의 주변의 안위에만 집착하고 아픈 사람들을 돌보지 않고 있는 리더, 추종자들에게만 관대하게 국가권력을 행사하고 세대를 가르고 진영의 갈등을 조장하는데 열을 올리는 리더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우리가 세운 리더가 졸병으로 추락해 버린 국가에서 불행은 오롯이 우리의 몫으로 돌아와 있다. 리더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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