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
보편의 언어
자기만의 언어를 구사하고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만의 자격이 아니다. 말하고 행동하는 누구라도 자기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언어를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자기만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 읽는 사람, 듣는 사람 누구나가 알아먹을 수 있어야 한다. 독특하지만 보편적인 언어, 논리적이지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이가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거야말로 말이 쉽지 실체에 이르기에는 험하고 험한 길이다. 앞장서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을 번드르르하게 잘한다. 말에 포장을 잘 씌운다. 하는 말마다 그럴듯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포함된 내용은 자신을 정당화시키기에 급급하기 일쑤다. 억양이 세지고 말머리와 말끝이 화려하다. 자기와 의견이 다른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서 과격해지는 것을 당연시한다.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에게는 잔인한 잣대를 댄다. 수틀리면 말 바꾸기를 밥먹듯이 한다. 모두를 위하지 않고 자신에게만 보편적 언어를 사용한다.
보편의 언어는 공감의 언어다. 배려의 언어다. 설득의 언어다. 상식적이고 공정한 언어다. 말하고 쓰는 사람에게서 출발하지만 전해받는 이들이 주인이 될 수 있는 언어가 보편적인 것이다. 오늘 물 마시고 밥을 먹은 다음 소화를 도와줄 맛있는 디저트를 먹듯 과정과 결과가 매끄러운 순리에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고 배출하고 있는지 반추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