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보고 싶다는 언어는 항상 애틋하다.
용기 없인 꺼내지 못할 말인걸 알기 때문이다.
떠나야 했던 간절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고맙다고 답을 한다, 보고 싶어 해 주어서.
드러낼 용기가 없었을 뿐
나는 미친 듯이 더 간곡하게 보고 싶었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면 더했고
별 감흥을 주지 않는 날씨처럼 느슨한 날에도 그랬다.
끝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끝은 내 몫이 아니었다.
마음에 잔재해 있는 보고자 함은 기다리라는 명령어였다.
시작이라고 내 맘대로 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움이 본 물처럼 기억의 강속을 깊이 점령했다.
보고 싶어 했다고 반복해 뇌깔이면서
고만고만하게 오늘의 현재를 갈무리하다
뜻밖의 재회를 맞이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