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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l 15. 2024

잡놈

새글 에세이시

잡놈


산다는 것 자체가 잡스럽습니다.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가며 땀을 내고 씻어내기를 반복합니다.

거짓과 진실은 양면이 하나인 동전과 같습니다.

진흙탕물에서 연꽃이 피듯 고난 중에 삶이 녹아있습니다.

나만 참되고 맑다는 주장은 실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거짓입니다.

잡놈처럼 살고 있다는 시원스러운 욕설에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잡놈이었고 지금도 잡스럽고 앞으로는 더 잡것의 삶을 

살게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잡것들이 고고한 척 스스로의 신분을 세탁해 

잡것 아닌 삶을 살려고 해서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입니다.

잡놈의 인생은 잡것처럼 보여주어야 도리어 믿음이 갑니다.

먹고 마시고 자고 그렇게 불편함이 없으면 되는 것입니다.

나는 부끄럽지 않은 잡놈이 되고 싶습니다.

잡것들과 어울려 살아야 한다면 잡놈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치열하게 삶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모든 잡놈들에게 한마디 합니다.

주변에 널리고 널린 잡것들을 잘 챙기며 

곤혹스러움을 포기한 잡놈이 되는 것이 어떠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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