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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Oct 02. 2024

당신의 말을 듣겠습니다

새글 에세이시

당신의 말을 듣겠습니다.


오늘만은 그냥 말 많은 남의 이야기나 들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름을 울리며 광폭하게 회자되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주인공이 아닌 날들이 살아온 대부분이었겠지요.

끊임없이 나는 조신하게 세상사에 순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지요.

번거롭기를 피하고 주목받기를 꺼려하는 

대체로 소심한 편에 서기로 하면서 질적인 평온을 찾았으니까요.

잘나고 잘빠진 이들에겐 잇 사이에 낀 고춧가루보다 못하겠지만 

그러려니 버텨온 날들에게 감사하고 고마웠더랬습니다.

그렇다고 무사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무시하진 말아 주세요.

나는 모두의 사고체계를 동일하게 대우하고 있습니다.

삶을 관통하고 있는 불안과 안정 

그리고 만족과 결품의 기류를 외면하지 않으려 애를 씁니다.

하다 보니 남의 말이 아닌 내 삶의 자세에 대한 넉살이 되었군요.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섞이지 않으래야 도리가 없는 시간 속을 

유영해야 하는 평범한 생활인이라서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말씀을 귀를 열고 들리는 대로 이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 일처럼은 아니어도 공감을 하도록 해보겠습니다.

함부로 오역하지 않고 그대로 직역해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내 귀를 열어보고 싶은 남이시여! 

당신의 감추고 싶지 않은 속 깊은 이야기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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