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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모대왕 Mar 19. 2020

이상한 수학책

[서평] 절대 이상하지 않은 이상적인 수학책

∙ Beginning to End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 이상한 수학책. 수학이란 단어는 고상하면서도 두통을 쉬이 유발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수식어가 '이상한'이다. 읽는 내내 이상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수상한 수학책'이면 어땠을까 하고 잠시 머리를 조아려 보았다. 책을 다 읽고 파란 겉표지를 덮으며 기분 좋은 느낌을 다음처럼 표현해 보았다. "절대 이상하지 않은 이상적인 수학책."


∙ 목차 Contents

참고로 이 책은 벤 올린 Ben Orlin이라는 수학 선생님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앙증맞게 유쾌한 그림으로 수학을 설명한 것을 엮어낸 책이다. 대중들에게 대수(Algebra)를 전달하기에는 Bad Drawings로는 한계가 있었을 것 같다. 수학에 대한 접근을 <수학에 대한 관점 - 기하학 - 확률 - 통계 - 역사적 접근>으로 풀어내면서 작가 특유의 이야기체가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었다.


∙ 책 속으로 Into the Book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는 데, 나름 수학책이라 혹시나 모를 어려운 개념이 나올 것을 대비하여 노란색 형광펜을 집어 들었다. 두려움도 잠시, 책은 술술 읽혔고 나의 형광펜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음에 드는 개념과 문장에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작가가 좀 더 하고 싶은 말은 주석으로 전부 처리를 했는데, 주석도 다 읽어야 할 것 같아 책 뒷부분에 주석 부분을 모두 복사한 뒤 책 옆에 두고 틈틈이 확인해 보았다. 수학책이지만 막상 독자가 연습장을 꺼내어 풀어볼 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다. 일상생활에서 알아볼 수 있는 수학적 개념과 형상을 저자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 그래서인지 중간에 약간 지루함이 있었는데, 하루 정도 쉬고 다시 읽으니 511쪽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그림이 많은데 스포일러는 성격에 안 맞아 패쑤~
주석은 꽤 분량이 많다. 중간중간 작가의 위트가 돋보인다.


∙ 지식 The Knowledge

흥미로운 챕터가 많이 있지만 제4부 통계학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음, 아마 많은 독자들은 로또 얘기를 다룬 확률론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아, 제2부 디자인 편도 추천한다. 이 챕터는 플랫랜드를 같이 읽으면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아무튼 통계학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야구의 역사 설명과 함께한 타율 계산 설명이다. 타율 계산법이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하게 발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고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 야구에 관심이 조금 생기게 되었다. 외야수 테드 윌리엄스가 1941년에 기록한 '4할 타율'의 위대함이 궁금한 독자라면 과감히 이 책을 집어 들었으면 한다.


∙ 수학 Mathematics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보니 가끔씩 수학이 미울 때가 있다. 요즘 중고생들은 입시 시스템에 의해 영어보다 수학 공부를 중요시하게 여긴다.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블로그 여기저기를 클릭하며 재미있는 꼭지를 읽으니 소소한 증오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만약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읽을 예정인 학생이라면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좋겠다.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에게 추천하기보다는 수학을 좀 더 잘해보고자 하는 학생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작가의 블로그도 방문해보길 바란다. 영어 블로그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주저말고 나에게 물어 보면 된다. 이 얼마나 이름다운 영어와 수학의 만남이란 말인가. 끝.


#이상한수학책 #벤올린 #수학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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