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가 되는 부류
지금까지 경험 상 '학원 강사'를 시작하는 부류는 3가지로 압축된다.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많은 루저들이 학원으로 온다.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 ^^ 하지만 이 곳도 나름 기득권 흉내를 내고 있는지라 그들만의 고충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과목 전공자
2. 과목 비전공자
3. 고시 실패자
첫째로 전공자는 대학생 시절 여러 가지 이유로 학원에서 알바, 조교, 강사로 시작하여 졸업 후 안착을 많이 한다. 나도 여기에 들어가는 부류다. 이 부류에서도 다양한 갈래가 있지만, 대개 성공 사례가 많다. 대학생 시절에 시작했다는 것은 형편이 좋지 않았을 것이고, 악에 받쳐 돈을 벌려고 학원에서 뼈를 깎는 스타일이다. 팀장급으로 빨리 올라가고 내신과 수능, 경시, 인증시험에서 두각을 보이면 빠르게 입소문을 타서 단과 마감 강사로 성장을 할 수 있다. 전공자들은 시작부터 안정감 있게 할 수 있지만 빠른 연봉 상승 욕구로 인해 중간중간 좌절을 맛보는 강사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학원을 갈아타면서 연봉을 올리는 것보다 한 곳에서 승진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 학원에서 고액을 준다는 것은 성과가 없을 때 타 연봉자보다 빠르게 해고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다.
그다음 비전공자. 영어/수학/국어/과탐/사탐 계열과 동떨어진 전공은 미안하지만 시작부터 안 좋다.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학원이란 곳은 강사 개인은 진보적이지만 구조는 보수적이라 녹녹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지 '전공' 타이틀을 따야 한다. 과목 비전공자가 특정 과목을 가르친다 했을 때, 운이 좋아서 학생들도 늘어나고 승진도 되었다 해도 언젠가는 자신의 출신 대학과 전공을 오픈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정리하면 처음에는 당신의 실력이 중요하지만 늦게는 '간판'이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시 실패자 분들. 학원으로 와서 개과천선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긴 공부 기간의 여파로 컴퓨터 활용 능력과 센스의 결여, 인간관계가 불가능한 모습은 학원과 맞지 않는다. 학원으로 가면 안 된다. 특히 초중고는 더 안 된다. 차라리 자신이 고시 공부를 했던 학원의 강사로 들어가는 것을 준비하면 좋겠다. 학원 강사는 과목에 대한 이해와 전달력은 필수이면서 해당 수험생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학원 강사를 고민 중이라면 좀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한다.
영어 학원을 하다 보니 강사들이 문법과 독해 연구 수업을 원할 때가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TESOL을 중심으로 한 교수법을 원하지만, 난 딱 잘라 말한다. 애들 교재와 시험을 그냥 애들처럼 똑같은 시간에 풀어 보라고. 인터넷 강사 흉내 내지 말고 본인의 문법 실력과 독해 실력을 냉정하게 검토해 보라고 한다. 대수능 영어영역 독해 28문제 30분 동안 풀고 다 맞으면 그때 교수법을 얘기하자. 앞 글자 따서 이상한 단어 만들어서 애들에게 암기시키지 말고.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