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파도

# 26

by 김경옥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찬란합니다. 날씨가 오랜만에 밝게 개었나 봅니다. 목사님 설교가 한참인데 별안간 넓은 바다에 갈매기가 유유히 날고 멀리 조그마하게 배가 보입니다. 사진작가가 셔터를 누르고 아득히 보일 듯싶은 배를 따라가며 시인은 시상에 잠깁니다. 소설가는 넘실거리는 파도 따라 소설을 쓰고 작곡가는 파도 소리에 높고 낮은 노래를 짓습니다.


바다는 혼자서는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바람이 화가 나면 바다는 별수 없이 그 분노에 휩싸입니다. 바람의 변덕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침묵합니다.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도 싱싱하고 영양가 있는 먹거리도 내어줍니다. 가끔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바다에서 걷어 올린 물고기 한 마리로 즐겁게 식사하는 어부들을 봅니다. 검게 탄 피부가 그리 정직해 보일 수가 없습니다. 벽 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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