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
초등학교 시절에는 교실에서 틈만 나면 모두 짝을 이뤄 실뜨기를 했었습니다. 두 줄기의 선이 여러 형태로 나오다가 결국은 다 풀어져 처음 상태인 두 개의 선이 나오면 끝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두 개의 선은 기차의 선처럼 칙칙폭폭 눈물 흘리며 떠나고 종착역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맞이합니다.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도 모두 짝꿍입니다.
작품에서 대지의 여인은 해님을, 흐르는 구름을, 숲속에서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뻐꾸기를, 부엉이를, 참새 무리를, 하루 일을 무사히 끝마치고 떠나려는 노을을, 그리고 달님을 찾습니다. 찾다 보니 팔이 아픕니다. 더 이상 실뜨기를 붙잡고 있지 못할 정도로 손과 팔이 저리고 떨립니다. 나였구나, 내가 있구나, 그동안 잊어버렸던 나. 덩그러니 내가 남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