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찰나의 아름다움을 위해 자연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엉뚱하다고 생각하시죠? 난 엉뚱한 생각, 공상을 많이 한답니다.”
아름다움이란 참으로 각양각색의 의미가 내포된 단어라 생각됩니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겉모습이 무심한 세월 따라 변하니 마음의 아름다움일 것 같네요. 자연의 아름다움, 이것만은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예술가의 노력, 능력보다 먼저 이미 존재해 있었다고 생각되니까요.
중국 ‘지린’이란 곳은 겨울이면 쑹화강 주변으로 펼쳐지는 무송의 경관을 보기 위해 엄청난 추위에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합니다. 강이 흐르면서 강물의 수증기가 나뭇가지에 붙어서 피어나는 꽃이 무송입니다. 바람, 속도, 방향에 따라서 가지각색의 무송이 피어나는데 영하 십오 도에서 이십오 도 사이에 가장 예쁜 무송이 핀다고 합니다. 영하 삼십 도가 되면 수증기가 강에서 올라와 나뭇가지로 가기 전에 얼기 때문에 수증기가 안개처럼 바람에 밀려가 나뭇가지에 쌓이면서 보이는 풍경은 아름답다는 말 외에는 다른 표현은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흰색의 반짝거리는 그윽한 안개 속의 수묵화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 현란하면서도 조용하고 지극히 고요한 무송 사이로 언뜻 보이는 노을은 어느 때 본 노을과는 달리 따뜻해 보이고 위대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해가 뜨는 동시에 사라지는 무송, 찰나입니다. 그 찰나를 위해 엄청난 추위를 견디면서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습니다.
예술가는 이미 존재해 있었던 아름다움을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베니스의 죽음>에서는 작곡가 아센 바흐와 친구가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예술은 사냥감을 찾아 그것을 명중시키는 것 같아. 그러나 현실은 그 표적을 밝혀주고 명중을 도와주지 못하지… 예술가는 모범적이어야 돼. 조화와 힘의 본보기여야 돼. 모호해서는 안 돼. 하지만 예술은 모호한 거야. 그리고 모든 예술 중에서도 음악은 가장 모호하지.”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세상… 사람들 마음만 아름답다면 우선 내 마음이 아름답다면,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기차의 기적 소리가 아름다운 노래로 들린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