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영원
관계의 죽음
사람들을 배려한답시고 말하지 못한 말들은 오해가 되어 쌓였다. 언제 이렇게 쌓여버린 걸까, 생각이 드는 먼지들은 닦아도 닦아도 끊임없이 날아들어 이제는 조금 지쳐서 닦아내기를 멈추었다. 새벽 3시에서 4시 즈음이면 모든 게 멈추어버린 것만 같다. 신문배달원들의 신문 던지는 소리가 찾아올 것이다.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이제 막 잠에 들려 한다구요’, 말하지 못한다.
이별은 언제나 그랬다. 새로운 애인과 옛 애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예의 없는 것만 같아서 입을 앙 다물었다. 누군가를 배려한답시고 다문 입은 항상 다문 입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오해는 단 둘만의 문제로 남지 않았고 멀리 퍼져 씨앗을 뿌리고 밭을 이루었다가 누군가 수확해가곤 했다. 관계라는 것의 참담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어쩌면 가장 같잖은 것일지도.
사람들은 언제나 그랬다. 남들의 말들을 쌓아놓고 오해를 만들었다. 오해는 이자놀이를 하기에 딱 좋은 것으로 사람들은 항상 한 쪽 편의 이야기만 듣고 생각을 단정했다. 그것이 편했다. 그것이 관계 속에서 쉽게 자신을 두는 방법이었고 그것이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오해의 화살표가 향하고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입을 다물고 죽음을 기다린다.
머리 위 높이, 떨어질 오해의 칼날이 만들 관계의 죽음을 기다리며.
채풀잎 에세이, <보이지 않는 영원>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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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