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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현 Dec 11. 2021

아이맥 m1 풀옵션은 글을 쓰게 한다

이미 지른 거 후회없이 10년 쓰자


그렇다. 거의 세 달 가까이 고민하던 아이맥 m1을 구입했다. 그리고 아이맥으로 글을 쓰고 있다. 신한카드 12개월 할부로 구입한 아이맥은 어륀지 색이다. 기왕에 사는 거 플렉스한 걸 티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나만 쓰고 나밖에 보지 않을 텐데도 적당한 플렉스는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열심히 살아야지. 12개월 동안 진 빚을 갚으려면 겨울 동안 영상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유튜브도 조금 더 잘 해보고 싶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건, 댓글이 안 달리는 건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장비도 갖추었으니 장판파의 장비가 되어보는 건 어떠한가.


올해는 브런치에 일기라도 많이 쓰려고 했는데 너무 바쁘게 보냈다. 바쁜만큼 쉬는 시간에는 더 없이 게으름을 피웠다.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올해는 그걸 삭히고 견디고 묵히느라 힘들었다. 고민할 필요 없이 사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 주저하고 망설이는 동안 인간은 늙어버린다는 생각도 들고. 11, 12월에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안부] 책은 돈 받고 팔았어야죠! 이렇게 좋은 원고를!"였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올해 진행한 사업들은 조금 더 공공의 영역을 생각하고 진행했기 때문에 수익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음, 내년에는 적절하게 균형을 맞춰서 진행해야지.


그래도 [안부]는 그동안 서점을 하면서, 독립출판을 하면서 느꼈던 회의감과 괴리감을 거두어주었다. 좋은 작가의 원고로 책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깨닫기도 했고, 공부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다. 책을 만들면서 많이 반성했다. 서점도 책을 더 읽으려 시작했던 건데 너무 못 읽는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일을 조금 나누고 여유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만날 생각만 하다가 올 한 해가 다 지나갔다.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사람들이 있고 언제든 나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서운한 마음이 들다가 가볍게 웃는다. 다음주에는 올 한 해 고마웠던 친구들에게 잊지않고 케이크를 선물해야지. 올해는 여러 사업을 진행했고 남은 12월 동안 마무리만 잘 하면 된다. 내년에는 만들고 싶은 책이 생겼고 계약서는 쓰지 않았지만 책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한 작가들이 있다. 내년에는 고민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기를.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내 길을 갈 수 있기를. 아이맥 어륀지 색으로 사길 잘 했다. 예쁘다. 어륀지.


아, 1월부터는 내년에 만들어 보고 싶은 책을 쓸 거다. 회사에서 도망 나와서 하고 싶은 일을 한지 10년이 되었더라고. 그 10년간의 일들을 좀 정리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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