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make it happen’ 금태섭 후보
지난번 인터뷰가 나가고 난 후
다양한 격려의 목소리도 들었지만,
유난하다. 라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이 돈도 안 되는 것을 왜 하고 있냐. 자선사업 하냐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누군가는 꼭 해야만 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변호사들의 목소리를 듣고 전달합니다.
저희는 '김변호사팀'입니다.
두 번째 후보님의 인터뷰, 시작합니다.
약 력
- 여의도고등학교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 대학원 석사, 박사수료
- 사법연수원 24기
- 서울중앙지검 등 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 법무법인 퍼스트, 법무법인 지평지성 등 변호사
-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 제20대 국회의원(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및 간사)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 서울변회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
- 새로운 선택 대표
- 개혁신당 최고위원
변호사님들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지면
실력 있는 변호사가 아닌 장사 잘하는 변호사가 살아남게 됩니다.
그래서 변호사들의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과 권익을 보장하는 것은
직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치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김변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무실에 책이 굉장히 많네요. 책 읽으시는 걸 좋아하시나 봅니다.
금후보 : 책 사는 것을 좋아합니다. (웃음) 연말이면 페이스북에 한 해동안 읽은 책을 올리는데 평균적으로 70권 정도인데 올해는 대략 90권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김변 : 특별히 책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 같은 것이 있으신가요? 주로 어떤 분야의 책을 많이 보시나요?
금후보 : 2008년 무렵 CBS 라디오에서 주말 책 프로그램을 1년 반 정도 진행했습니다. 유명 작가님들도 많이 모셔서 덕분에 저도 책을 많이 보게 됐죠. 그때 한강 작가님이 신예 작가로 저희 프로그램에 인터뷰하러 오셨던 기억이 납니다.
읽는 책의 경우는 80% 이상이 소설책입니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한 사람의 생명은 전 지구보다 무겁다.’ 정치도 법도 잊어선 안 되는 건 모든 사람의 삶이 하나의 세계라는 겁니다. 둘 모두 사람이라는 세계를 다루다 보니 소설을 통해 그가 어떤 동기로 움직이는 지를 배우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면 좀 좋아 보이려나요. (웃음) 사실 그냥 제가 좋아서 봅니다.
김변 : 공교롭게도 어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인터뷰 전날 윤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금후보님께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직접 작성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금후보 : 이번에는 우리 사회가 탄핵을 경험해 봤지만 당시 다들 우왕좌왕 정신이 없을 때라 막상 탄핵 소추안이 없겠더라고요. 국회에 얘기해 예전 탄핵 소추안 관련 자료와 특검에서 수사한 공소장을 갖다 놓고 작성했죠. 사나흘 밤을 새웠던 그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탄핵 소추안 작성 당시 21주 집회동안 1,700만 명의 시민분들이 거리로 나오셨거든요. 제 큰 아들은 의경으로 군복무 중일 때라 시위를 막고, 저는 시위현장에서 의경 깃발 보고 우리 애 찾으면서 시위하고 그랬죠.
한번 국회 앞에 갔다가 시위대 시민분들에게 얻어맞았다고 하더라고요.
김변 : 아빠와 아들이 나란히 맞서고 있는 얘기가 흥미로운데요.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요.
현 법조 시장의 가장 시급한 문제, 그리고 그 해결방법에 대해서요.
금후보 :
법치주의의 질서를 담당하는 변호사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변호사들에게는 그게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일단 변호사가 너무 많습니다. 한국 인구의 2.5배인 일본도 1년에 배출되는 변호사의 수가 1,500명인데, 한국은 1,700명입니다. 변호사의 수가 늘면 선의의 경쟁으로 업무의 질은 높아지고 국민이 받는 법률서비스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죠.
변호사님들이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지면 실력 있는 변호사가 아닌 장사 잘하는 변호사가 살아남게 됩니다. 그래서 변호사들의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과 권익을 보장하는 것은 직역이기주의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법치주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나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변호사들을 단합시키는 작업이 필요함에도 최근 몇 년간 편 가르기만 계속 됐고, 변호사님들께서 단체에 관심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한변협 선거 투표율이 4년 전까지만 해도 55% 이상 꾸준히 나왔지만 지난 선거 투표율은 37%에 불과했습니다.
지금, 변호사 단체를 정상화하고 단체의 위상을 찾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아직 선거운동 기간은 아니지만 지방도 다니고 젊은 변호사님들부터 대형 로펌 대표님들까지 만나 뵈어도 모두 변협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적으로도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탄핵과 계엄 같은 사회적 문제에 변협의 목소리는 큰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변호사도 언론도 서울 회장은 물론이고 변협회장 정도는 다 알고 있었어요. 이런 일이 생기면 언론이 먼저 변협을 찾아왔고 변협도 정치성향과 관계없이 그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변협은 한국사회의 어려움에 대해 전혀 목소리를 낸 적이 없죠.
법조기자님들이 이번 선거로 저를 찾아와서 대한변협선거를 취재하게 될 줄 몰랐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언론이 이번 선거에 주목하게 된 것에 저의 기여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과제와 공약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변협이 튼튼해야 합니다.
내부적으로도 변호사들이 변협에 대한 신뢰와 소속감이 있어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대법원, 법무부, 국회, 언론,
나아가서는 국민 전체가 변협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언론과도 계속 좋은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법조기자님들이 청년 변호사들이 힘들다는 기사를 쓰려고 협회 의무 연수에 참여하는 변호사들의 수를 서울회에 전화로 문의했는데 안 가르쳐 준다는 겁니다. 회계사 협회는 언론인을 위한 심포지엄까지도 열어주는데 그런 것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이런 작은 것들조차 너무 차이가 난다는 거죠.
이런 변협이 벤치마킹해야 할 단체가 공인회계사협회라고 생각합니다. 공인회계사협회는 강력한 회장들이 국회를 통해 외감법을 고치고 입법을 성공시켜 회계사들의 역할과 시장 확장을 이뤄냈습니다.
또한, 변협이 가진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가 인사에 관한 권한입니다.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같은 관련기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면, ‘변협이 아는 게 없다.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러니 변협이 외부에서 전혀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것입니다.
판사와 검사도 다 변호사인데 변협이 전체적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조 전체가 돌아가는 것은 물론 대법관, 검찰총장의 후보자 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으니 방향 제시는커녕 따라가는 것도 버겁습니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 내부와 외부 유관기관인 대법원, 법무부 언론에서 조차 관심을 받지 못합니다.
김변 : 공인회계사협회가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던 중심에는 인사가 있었다는 뜻인가요?
금후보 : 그렇습니다. 우리 편 챙기기가 아닌 회계사 시장 전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이 회계사 협회의 지도부가 된 것이죠. 기존 공인회계사 협회에서 활동한 적 없던 최중경 장관님 같은 분이 오셨어요. 그러니 파벌, 계파에서 자유롭게 오로지 시장 확장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회계사들은 기업을 감사했지만 기업에서 회계법인을 선택했습니다. 회계법인이 완전 을의 관계였던 거죠. 하지만 대형 회계 법인들이 합심해 제대로 일을 하는 지도부들과 함께 외감법을 바꾸면서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들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거기다 기업이 6년간 회계사를 선택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6년간 선택하면 3년은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감사를 하는 회계법인을 지정하도록 합니다. 어느 회계사가 기업을 감사할지 모르기 때문에 과거와는 위상이 전혀 달라졌습니다.
최중경 장관 이후부터는 회계사 협회가 대관의 중요성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국회의원 출신 회장이 당선이 됐죠. 그분들은 오히려 누가 임원이 되는가라는 내부적 파벌 싸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직 시장 확대만이 목표인 것이죠.
김변 : 정치에 참여했던 분들이 오히려 내부적 파벌에 자유롭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시장 확대만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 재미있는데요.
금후보 : 그렇습니다. 네트워크 로펌 문제도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부분인데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협회에서 계속 관여한 임원분들 중 네트워크 펌에서 오신 분들은 당연히 그 이슈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네트워크 펌에 대한 규제 공약은 모든 후보들이 다 똑같이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걸 누가 현실화 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모든 이해관계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대형로펌에서부터 젊은 변호사님들까지 다 만나서 얘기를 나눴을 때 가장 공감을 얻는 구호가 ‘변협의 사유화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조사를 해보니 서울변협에서 한 명의 위원이 다섯 곳의 위원회를 재임한 경우를 확인했습니다. 지도부와 가까운 변호사는 다섯 곳의 위원회 명함을 쓰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대형로펌이 번갈아가며 압수수색을 당하는 것은 OECD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의뢰인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보장되어야 하고, 변협이나 서울회가 이런 일을 해줘야 하는데 법안 하나 올려놓고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겁니다.
김변 : 이전 변협의 행보에 대해 아쉬움이 크셨던 것 같은데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에서 실감하셨던 순간에 대해 얘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금후보 : 변협보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적다고 알려진 노무사/세무사/법무사/변리사 협회에서도 결사적으로 국회에 찾아와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변협과 서울회는 딱 2가지를 하죠.
1년에 한 번 국회의원과 밥 먹는 것과 법안 발의입니다.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들이 다 해줍니다. 그리고 팔로업을 안 합니다. 실적으로는 법안 발의를 많이 했다고 내세우지만 통과된 게 하나도 없는 겁니다.
앞서 말한 다른 직역단체들에서는 지방회와 협력해 회원들이 국회의원들을 표로 압박합니다.
제가 출마하고 국회의원 시절 세무사법 개정으로 비판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그 당시 변협은 와서 밥 먹은 게 전부였습니다. 제가 강서구 국회의원이었는데 그때 강서구에 개업한 세무사들이 스무 명씩 저를 찾아왔습니다. 대한 세무사협회장이 찾아오면 제가 바쁘다고 안 만날 수 있지만, 강서에서 스무 명의 세무사가 저를 찾아오면 제 방에서 같이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어요. 여기서 잘못 보이면 동네에서 시건방진 놈으로 소문나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돌려보내죠. 그리고 제가 법사위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오면 당일 회의록이 국회 홈페이지에 바로 업로드됩니다. 그러면 그 스무 명이 그다음 날 다시 저를 찾아오는 겁니다. 언제, 어떻게 의원을 찾아가야 압박이 되는 지를 협회가 아는 겁니다. 그 코디네이션을 변협도 당연히 해야 합니다.
국회 4년간 제가 법사위원회에 있었는데 15명 위원 중 13명이 변호사입니다. 그냥 앉아서 변호사들이 왜 우리 편 안 드냐 이런 말만 반복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다들 변호사인데 웬만하면 변호사 편들고 싶죠. 하지만 세무사들은 이렇게까지 찾아와서 권익 수호를 위해 노력하는데 변협은 왜 이걸 못하는지 늘 안타까운 겁니다.
김변 : 후보님께서 변협을 정계로 돌아가기 위한 교두보로 보고 있다는 시선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금후보 : 제 인생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변협 자리를 기반으로 국회의원 한 번 더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가족들도 저도 그건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얘기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과거에 대한변협 회장은 사건도 하지 않고 협회 일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끝으로 사회의 원로로 남았습니다. 저는 협회장이 먼저 그런 모습을 보여야 협회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장이 된다면 당연히 개별 변호사로서의 업무는 하지 않을 것이고, 협회장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협회 임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길을 걸으려고 합니다.
최근에 협회 임원들이 선거 때마다 공천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 절대 임원으로 안 쓸 겁니다. 저희 협회에서는 정치권에 공천 신청하는 사람이 사무총장, 부회장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저부터 그런 모범을 보일 겁니다.
김변 : 오히려 국회의원을 발판 삼아 협회장을 하려고 하셨군요? (웃음) 다른 후보님들과 다르게 후보님만의 강점도 연결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금후보 : 저는 업무의 연속성을 대단히 중요시 여깁니다. OECD 국가 중 변호사가 판결문을 다 못 보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입니다. 법원에서 판사 하다가 개업하는 분들이 판결문을 수천 장씩 프린트해서 나오고요. 이 이야기를 4년 내내 하면서 법안 발의해 일부는 통과하고 제 이후 국회의원들을 통해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변협과 서울회가 이런 일을 해야죠.
변호사 자격증만 있으면 평생 먹고살던 시대 협회장은 회무만 하면 됩니다. 지금 협회장이나 서울 회장은 국회나 대법원이나 법무부에서 살아야 합니다. 협회나 서울회 회무는 사무총장이 일상적인 회무는 다 하면 됩니다. 출마 생각이 없다가 전임 변협 회장분들께서 일을 해보니 업무의 80%가 국회라 국회의원 출신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기에 쓰임이 있는 곳에 제가 쓰였으면 하는 마음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공약이야 후보님들 모두 좋은 공약들 다 얘기하셨을 텐데. 최근 10년간 변협이 법률시장을 늘리거나 변호사의 권익을 확장하기 위해 해낸 일이 하나라도 있냐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약속이 아닌 실적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재직 당시 판결문 공개, 디지털 압수수색 참여권과 같은 저의 실적들이 그러합니다. 다른 후보님들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후보님들 개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과거와 같은 모습이 유지된다면 그냥 법안 발의하고 3년 후에 다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탄핵이며 새로운 대선까진 있을 격동기에 누가 변호사 시장에 신경이나 그렇게 쓰겠습니까?
2006년 검사시절 한겨레 신문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에서 기술했던 진술거부권 행사하고 전문가인 변호사에게 맡기라고 쓴 바가 있습니다.
링크 : https://www.hani.co.kr/arti/SERIES/326
변호사의 역할과 변론권, 판결문 접근, 압수수색 참여권과 같이 법조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어떤 정치인이나 법률가보다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보수/진보를 떠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무부, 대법원으로부터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제가 판결문 공개를 얘기하니 다른 후보님들도 판결문 공개를 얘기하시는데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설득력이 있으려면 어디를, 어떻게 눌러야 아파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제가 국회의원 한번 해서 누구도 알고, 영향력이 있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물론 인적 네트워크도 없으면 그냥 커피만 마시는 자리가 되겠지만요.
김변 : 모든 후보님들이 다 비슷할 거라 말씀하셨지만 그 주요 공약에 대한 후보님의 말씀을 안 들어볼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금후보: 중점 공약은 똑같이 그동안 통과시키지 못했던 변호사들의 숙원 법안 통과, ACP를 비롯해 IPO시 법률실사 의무화, 준법감시인 자격요건 강화와 범위 늘리기 같은 것들. 시장 왜곡하는 네트워크 펌 규제 같은 것들이 있을 겁니다.
지금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너무 낮습니다. 하지만 변호사 수는 줄여야 해요. 1,750명으로 변호사들의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건 거짓말입니다.
변시 합격률을 떨어트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죽을 지경이고 로스쿨 15년쯤 됐으니 로스쿨의 학생수를 줄이고 변시 합격률은 높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법원, 법무부와 합심이 되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공약을 늘어놓고 법안 발의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make it happen’에 강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평가받고 싶어 하는데
과거의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협회에서 지금까지 로스쿨 결원보충제 하나도 왜 손을 못 댔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문제를 3년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변 :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질문의 답인 변호사 수급 조절과 변협의 위상 회복이 결국 하나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트워크 펌 규제에 대한 문제로 넘어갈까요?
금후보 : 공약이나 규제방향은 다른 후보들도 다 똑같을 겁니다. 로톡으로 지난 4년 싸웠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네트워크 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동안 규제하지 않고 선거에 와서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규제할 생각이 없었다는 겁니다.
네트워크 펌으로 인해 청년 변호사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없어졌습니다. 과거 개인 개업 변호사들이 각자의 특정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블로그에 올리면 아름아름 비즈니스가 가능했습니다. 현재 최적화 블로그는 2000년 초반 상당기간 전에 개설된 블로그만이 그 지위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펌이 이런 최적화 블로그들을 다 사들이기 때문에 새로 개업한 변호사들이 블로그로 홍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수임하는 변호사와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가 로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의 심각성이 변호사의 신뢰를 떨어트릴 정도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기준은 어떻게 보면 주관적일 수 있는 판단들입니다. 그럼 윤리위원회에서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하는데
이 일은 정말 네트워크 로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집행부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 점이 다른 후보들과 가장 큰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김변 : 네트워크 펌이 저년차 변호사의 월급 하방을 높였다는 의견이 있는데 만약 규제가 진행되면 저년차 변호사들의 월급 하방이 낮아질 우려는 없을까요?
금후보 : 초반 네트워크 펌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월급의 하방이 높아진 부분이 있겠죠. 그렇다고 지금의 독점체제를 놔두다 보면 모든 것이 네트워크 펌의 선의에 맡겨지게 됩니다. 변호사의 권익문제를 독과점하는 네트워크 로펌의 선의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변 : 청년변호사들의 고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금후보 : 리트 응시자가 만 칠천 명이 넘었습니다. 로스쿨에 들어오기도, 낮은 합격률에 합격하기도 정말 힘듭니다. 그런데 취업 시장은 사기업보다 훨씬 깜깜이고, 이른바 ‘블랙펌’들이 많습니다. 빨리 ‘전문’ 분야도 찾고 싶고, 연차가 어릴 때 송무도 배워놓고 싶고 좋은 선배들과 네트워크도 쌓고 싶은데 그저 막막합니다. 경쟁은 여전히 심하고, 변호사로서의 자부심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선배이자 동료로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년변호사들이 왜 어려운가 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변호사팀의 인터뷰에 응하게 된 것도 청년변호사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선, 대한변협 취업정보게시판부터 클린 한 곳으로 만들고, 블랙펌 신고센터도 운영할 것입니다. 청년 변호사들을 위한 스타터팩도 지급하고 스스로를 브랜딩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청년 변호사들이 협회에서 직책이나 위원회 활동과 같은 회무 경험들이 있으면 스스로를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각 분야별로 직무별 교육, 면접교육도 확대해서 취업과 이직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일찍 개업을 결심하는 청년 변호사들을 위해서 변협이 개업 지원에도 나설 것입니다.
지금은 서울회에서 운영하는 심포지엄의 경우도 발표자와 토론자 상당수가 임원들입니다. 제가 선출되면 변협 내부의 직과 위원회 위원들도 공모해 다양한 분들을 모실 계획입니다. 지금처럼 특정 집단에 소속된 분들이 위원회와 임원을 다 차지하는 일은 제가 있을 변협에서는 절대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김변 : 약간 의문이 드는 부분은 저년차 변호사들은 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력들이 있기 어렵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금후보 : 실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엊그제 국선전담변호사님들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국선 전담 변호사를 법원에서 관리한다는 것은 변협의 수치입니다. 법원에서 변호사 조직을 운영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분들의 환경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국선 전담조직을 법원에서 들고 나와 별도의 조직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 조직들에서 변호사들이 실적도 쌓고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여러 사건을 경험하면서 실적도 얘기할 수 있는 조직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법률시장을 10배 늘릴 정도의 지각변동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법률보험입니다.
한국은 선진국 중 말도 안 되게 당사자 소송이 많습니다. 변호사 강제주의를 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합니다. 독일과 프랑스가 한국과 인구차이는 얼마 안 나지만 독일, 프랑스의 법조시장은 40 – 60조, 한국은 7조가 안 되거든요. 보험회사와 금융당국에서 이에 대해 긍정적이거든요. 보험금으로 소송할 수 있는 조직을 변협이 만드는 겁니다. 의사들도 인턴, 레지던트 때 큰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사건을 익히면서 전문의 때 자신감이 있도록 만들죠. 이런 조직에서 청년변호사들도 육성시키고 법조시장도 키울 수 있도록 지각변동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합니다.
김변 : 너무 좋긴 한데 이게 3년 안에 이게 다 가능할까요?
금후보 : 협회가 편 가르기 하는 것이 나쁘다는 게 정치도 그렇지만 지휘부가 바뀌면 싹 바뀝니다. 법률보험 얘기가 몇 년 전에 변협 집행부에서 하려고 했어요. 이미 당선됐고 임기 중에 어려울 거라고 안 했습니다.
특정 단체가 변협 선거와 임원선임을 좌지우지하는 게 극도로 나쁘다고 보는 이유는 업무의 연속성이 없어져서입니다. 저는 법률보험도 3년 안에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안 되면 저 다음에 오실 분이 해내실 수 있도록 기틀을 쌓고, 법안 통과단계까지 해놓으려 합니다.
판결문 공개도 제가 3년 동안 떠들고 일부 통과시켜 놓으니 다음 의원분들이 발의하셔서 더 진전이 된 겁니다. 어떤 어젠다를 만들고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그 뒤에 계속 일이 연결됩니다. 제가 말하는 실적은 4년 국회의원동안 혼자 다 해냈다는 게 아닙니다. 제가 그 어젠다를 설정하고 일이 되게 만들어서 그 뒤에 계속 진전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변 : 저희 공식 질문 중 하나인데요. 리걸테크에 대한 후보님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금후보 : 원칙적으로는 그동안의 대응이 너무나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100명이 넘는 회원 변호사님들을 징계하고, 법무부에서 취소당하는 건 치욕스러운 일입니다. 다행히 법원판결로 과징금이 취소됐지만 공정위에서 대한변협과 서울변회가 과징금을 10억씩 받은 것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변호사 단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리걸테크 문제는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협회가 회원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견해를 취합하고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업체들이 따라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다수의 징계로 인한 규제는 1-2년 버틸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분열을 야기하고 무너져 내릴 겁니다. 그때가 되면 관련 기업들은 변호사들의 권익 같은 건 신경도 쓰지 않을 거고요. AI는 시대적 화두인데 징계로 막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변 : 선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금후보 : 정말 많은 변호사님들을 만나 뵙고 싶은데 선거가 투표율을 떨어트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대단히 안타깝습니다. 선거기간도 45일에서 30일로 줄었고, 공보물도 횟수도 3회에서 2회로 줄면서 그 중 1회는 이메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선수라는 게 원래 있는 규칙에서 싸우는 것이니 토론회를 많이 하고 변호사님들을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1월 초에 후보 토론회를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생중계로 진행될 예정이라 변호사님들께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정말 다른 후보님들과도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주최자와 상관없이 몇 번이라도 어떤 형식이든 토론회는 모두 참석할 의사가 있습니다.
김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금후보 : 제가 결혼할 때도 대한변협 회장님께서 주례를 서주셨습니다.
검사 12년, 국회의원 4년, 변호사 14년. 30년을 법조인으로 살았기에 대한변협 회장으로 출마해 캠프에 계신 280명의 변호사님들과 함께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로 큰 영광입니다.
당선된다면 지금까지의 변협과 다르게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변협을 만들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우습지만 공인회계사협회가 변협을 부러워하도록 만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