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날씨 좋은 토요일 오후에 갈 곳이 있어 버스를 탔다. 평일 출근길도 아닌데 다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버스 안은 미어터졌다. 평소 장애인 전용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유는 좌석은 작고 서서 갈 공간이 넉넉지 않아서다. 이 날따라 그 버스를 탔고 배차 간격도 긴 데다가 갈 길은 꽤 멀어서 비집고 탈 수밖에 없었다.
백팩을 메고 있어서 승객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게 조심해서 올라탔다. 카드를 찍고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데 한 쌍의 젊은 부부가 어린 아기를 안고 서서 가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아기에게 쉬지 않고 말을 걸었고 그런 부모를 보며 아기는 연신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붐비는 버스 안에서 울려 퍼지는 아기의 웃음소리는 사랑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젊은 부부는 새로운 승객들이 탈 때마다 공간을 최대한 내어주면서 금방 내린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운전기사는 어디서 내리냐며 괜찮으니 앞 문으로 내려도 된다고 했다. 그리고 젊은 부부와 아기 주변에 있던 승객들은 사랑스럽게 대했고 젊은 부부는 버스를 내릴 때까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의 다정함이 물씬 흘러넘쳤다. 다정함을 넘어 사랑스러움이 붐비는 버스 안이었다. 다정함은 사랑스러움이라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라고 느낀 광경이자 순간이었다. 토요일 오후에 버스 안에서 함께 있던 젊은 부부와 아기, 승객 그리고 운전기사 모두 사랑스럽고 즐거운 토요일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