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달 중에서 2월은 생일이라는 꽤 특별한 하루가 끼여있는 달이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점점 생일에 대한 특별한 의미나 기대가 낮아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카카오톡이나 SNS를 통해 친구목록과 팔로워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연락이 올까 하면서 내심 마음이 향하여 있다. 그런 기대감이 때로는 모순 같으면서도 그 하루와 사소한 것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에서 하나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생일이라는 특별한 날이 찾아오면서 다양한 선물을 받았다. 선물보다도 더 인상 깊게 여긴 것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이었다. 스마트폰이 생기고 카카오톡이 점점 발전하여 비대면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은 소홀히 하거나 대수롭게 여길 만하지 아니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나의 선물하기 위시리스트에는 대부분 책으로 가득 차있다. 선물을 주고자 위시리스트를 본 몇 명의 지인들은 직접 무슨 장르를 좋아하고 정말 갖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사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있는 도서 목록에서 정말 사고 싶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얼마 없었다. 그렇게 질문을 한 지인들은 오히려 도서상품권을 선물로 줬다. 도서상품권을 받았을 때 그 어떤 선물보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정말 갖고 싶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나의 의지와 선택대로 고를 수 있고 당장 집으로 데리고 올 생각으로 가득 찼다.
나는 직장인이다. 다니는 직장에서 생일이라고 소소하게 도서상품권을 받았다. 더 많은 욕심이나 바라는 점도 없었고 또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못마땅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미소로 화답하였고 도서상품권을 받은 퇴근 후 지체없이 서점으로 달려갔다.
요즘 책 장르의 취향은 확고하다. 외국 소설과 고전 문학에 빠져 있는 요즘 나의 마음속 위시리스트에 있는 책들이 모두 재고가 있어서 들뜬 마음으로 손에 쥐고 안내데스크에 갔고 신난 목소리로 도서상품권을 내미면서 이걸로 모두 결제해달라고 했다. 사고 싶었던 책들이 어쩜 이렇게 가격도 예뻐서 상품권 액수에 딱 맞게 모두 구매할 수 있었고 쇼핑백은 무거웠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선물로 도서상품권 받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치킨도 좋아하고 스타벅스 커피도 좋아하지만 왠지 저는 도서상품권에 더 마음이 가고 좋은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