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은 사람의 인격과 성품이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풋살을 하기 위해 토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난다. 출근하는 평일보다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셈이다. 이러한 토요일의 루틴은 벌써 2년이 넘었다.
한 날이었다. 풋살을 하는 순간에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질책과 비난을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인지를 하지 못할 정도로 옆에서 같이 뛰고 있는 지인이 너무 질책하는 것 아니냐고 말을 하는 순간 정신이 차려졌다. 스스로는 승부보다는 하고자 하거나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하고 돌아가는 것으로 만족하는 성향인데 그날따라 승부욕이 굉장히 심했었다. 사실은 몇 주 전부터 타인에게 기분이 상할 법한 어조와 태도로 말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2시간 정도 뛰고 나면 해가 완전히 뜬다. 그때쯤이면 돌아가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는 루틴으로 일상을 시작한다. 이 날은 아이들이 있어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 함께 보내기 어려운 지인이 함께 맥모닝을 먹으러 갔다. 별말 없이 맥모닝과 커피를 마시며 있었다. 침묵을 깬 것은 연애와 결혼에 관한 주제로 궁금한 것이 있어 이 주제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렇게 함께 맥도날드에서 보낸 시간이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자 시간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간단하게 먹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돌아가는 편인데 이 날 따라 생각하지도 못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유부남인 그 지인은 타인에게 조언을 하거나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 결혼과 연애 그리고 매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 지인이 이야기를 하고 말하는 순간에 끝까지 듣지 않고 끼어들기도 하였고 성의껏 해준 조언도 반박하거나 들을 생각이 없는 태도가 드러났고 이야기의 주제가 ‘나’가 되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가면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은 하려고 한다고 한 것이었다. 이 모습이 나였고 이 습관과 인격이 나였던 것임을 모르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경청은 기술을 넘어 인격과 성품이라는 것을 알고 깨달은 것이다. 경청이 어려운 이유는 타인이 말할 때 온전히 집중하며 듣기보다 무슨 말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말을 머리와 마음속에서 미리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과 마음이 생겨났을 때부터 이미 상대방이 하는 말에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초점이 향하고 만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한 말보다 자신이 한 말을 더 잘 기억하는 것 같다. 자신이 한 말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이 들 때 생각보다 기억이 오래간다. 반대로 타인이 한 말은 뒤돌아서면 생각보다 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경청은 결국 사람의 인격과 성품을 드러낸다. 그 시간 이후로 이전보다. 사람들이 나에게 말을 많이 걸어오고 대화를 시도한다. 나 자신을 다듬기로 했던 것이 많은 변화 차이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말을 할 때도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단정한 말투와 온화한 분위기로 말을 한다. 그런 나를 좋아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때때로 행복을 가져다주고 그것을 느낀다. 결국 사람은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변화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말하기보다 듣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