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에서의 일은 생각 이상으로 바빴다. 출근하자마자 일이 닥쳐서 오전과 오후 쉴 틈 없이 일을 했었다. 하나를 마무리하고 나면 또 다음 일을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했어야 했다. 그래도 다행히 점심 먹을 시간은 있었다. 점심 메뉴는 순대국밥이었는데 배가 고팠는지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었다. 점심에 많은 양의 밥을 먹으면 배부른 느낌과 함께 어느 틈 사이로 찾아오는 피곤함과 졸린 상태가 찾아와서 최대한 적당히 먹는 편이다. 그렇게 점심을 먹던 중 치과 교정 치료 중인 장치가 하나 빠져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서 전화로 치료 예약을 했다. 회사 말고 최근에 가장 자주 가게 되는 곳 중 하나가 치과다.
밤에는 약간 더워서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잤는데 새벽이 되면 약간 추워져 오한이 느껴지는데 오한을 살짝 느껴서 새벽에 한 번 깼다가 다시 자고 일어났다. 치과는 열 시 반에 예약을 했는데 가기 전에 집에 있는 미역국이랑 어제 회사에서 선물로 받은 참치랑 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평소 아침을 먹는 습관이 안 되어 있어서 안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날씨는 흰 티에 청바지를 입고 나가기에 딱 좋았다. 책과 노트 그리고 아이패드를 챙겨 나갈 생각이어서 오랜만에 백팩을 메고 나왔다. 거리는 한산했다. 평소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한산함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 느낌을 좋아한다. 걷다가 나서기 전 뿌렸던 향수의 향이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는 것도 좋았다. 치과에 도착하고 직원들에게 환영을 받고 대기하면서 벌써 일주일이 지났고 9월도 벌써 이렇게 지나감을 문득 느꼈다. 이름이 불리기 전 사사로운 생각들을 하면서 기다렸다. 생각들 중에서 일에 대한 생각을 좀 했었다.
이전의 선택과 지나간 일들과 경험을 거슬러 생각하면서 그 당시에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회피성이자 대책이라고 생각을 하고 선택을 했던 것들이 하나의 경험과 바탕이 되어서 지금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과정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에는 나를 보호하기 위하여 핑계와 변명 그리고 회피로 물들어 있었다. 다시 지금으로 돌아와 운이 없었던 것도 있지만 진전이 없고 정체되고 있다는 것과 실수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현재 모습을 직시하게 되었다. 실수가 한두 번 있을 수 있지만 반복된다는 것은 문제와 원인이 분명히 있고 그것이 곧 실력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나 두려움은 없지만 잘하고 싶다는 욕심과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은 내게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마음을 품게 해주는 환경과 동료들이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름이 불리고 진료실에 들어가 앉아서 잠깐 기다리면서 또 들었던 생각은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개선해 나가면 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생각하지 않는 것과 원인을 모르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 진료실 직원이 치료를 시작하면서 또 오도록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하는데 주변에 자주 와서 괜찮다고 서로 웃으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시간 안에서 치료를 마치고 나왔다.
치과 근처 카페에 왔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 쪽에 앉는 것을 좋아하는데 마침 자리가 비어서 가방을 내려놓고 커피와 티라미수 케이크를 주문했다. 치과에서 생각했던 부분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면서 원인을 하나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집중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과 내가 정말 알고 행위를 하고 있는가였다. 집중력은 어떤 몰입 상태가 되지 않고 있다는 것과 겉으로는 알고 있는데 안으로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티라미수 케이크를 한 입 떠먹고 커피를 마시다가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들이다. 실수는 사람이기에 일어나고 저지를 수밖에 없는 과정이고 연속적인 부분이지만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어떤 문제와 원인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고 원인을 찾아서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알려주는 메시지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