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 앉아 콜드브루와 함께 베이컨 오믈렛을 먹으며 앉아 있다. 와이드핏의 진한 청바지와 블랙 데님 셔츠를 입고 나왔다. 어제 구매한 유니클로 유틸리티 숄더백에 수납공간이 많고 가벼워서 마음에 든다. 가방 안에는 노트와 책 그리고 아이패드와 이클립스를 챙겼다. 옆에 앉은 여성 두 분이서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 연애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맞은편에 앉은 곧 신혼부부가 될 커플이 노트북을 열어 결혼식 준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나누는 이야기들이 귀에 들려온다. 아침부터 피곤한 상태로 있어서 가만히 앉아 커피와 오믈렛을 먹고 마시며 책을 읽으며 앉아 있다. 추석 연휴인데 생각보다는 카페 안은 한산하다. 몸이 피곤하다는 걸 아는지 입 주변에 여드름이 난다. 실제로 몹시 피로하고 멍하며 생각이 너무 많다가도 아무 생각이 없기도 하다. 이클립스 한 알을 꺼내 먹으면서 정신을 붙잡아 본다.
오전 일정에서는 연휴라 그런지 오랜만에 본 얼굴들이 많았었다. 이전과 스타일이 달라졌는지 나를 알아보지 못한 것인지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한 사람도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보니 제대로 인사를 건네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아침부터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그냥 뭔가 어색했다. 인사를 나누어도 뻔하고 피상적인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 뻔해서 그렇게 에너지를 쓸 여력이 없었다. 점심도 보통 사람들과 같이 먹는 편인데 다행스럽게도 각자 일정이 있어서 혼자 돌아가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혼자 카페에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낮잠 한숨 자기 좋은 시간대인데 밖에 날씨가 생각보다 더워 카페 안은 시원해서 나서지 않고 있다. 정신도 뭔가 딴 데 가있는 것 같고 육체는 이미 피로함에 지배당했다. 오늘 머리 스타일링은 마음에 안 드는데 착장은 마음에 들어 이대로 좀 더 입고 싶어서 커피도 다 마셨는데도 앉아 있다. 그러면서 집중하고 귀 기울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나에게 말을 거는 자아다.
나라는 자아는 환하게 밝혀 주는 빛이 되어 주기도 하지만 수렁에 빠지게 하는 어둠이 되기도 한다. 사실 지금 그 어둠의 자아와 맞서고 있다. 어둠이 시간을 거슬러 억누르고 감추고 잊으며 살아오고 있는 기억과 과거로 인도하거나 낙심하고 괴롭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돋보기처럼 더 크게 보여준다. 때때로 우울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거나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으면 할 때가 있다. 그것이 불가능 하지만 말이다. 그나마 콜드브루와 오믈렛 그리고 이클립스로 기분이 전환이 된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는 편이어서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생각하는 편이라 생각을 때로는 의지 대로 조절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어둠이라는 자아는 스스로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대신에 자신에게 집중하고 귀를 기울여서 생겨나고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부여잡아 본다.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들은 대부분은 원치 않는데 그 생각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어제와 지난 일들로 골치 아픈 문제들을 만들어 내거나 상기시킨다. 그래서 이 어둠이라는 자아가 말하도록 내버려 두기 싫은 글과 카페에서의 오후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이 자아가 나에게 말을 걸어 지배당하도록 두지 말고 내가 스스로 이 자아에게 말을 걸어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만들어내는 것과 지난 일들로 인하여 괴로워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시간을 가져본다.
아까보다 카페는 한산하고 조용하다. 그리고 감사한 것들이 떠오른다. 건강이 주어진 삶과 일상, 부모님 두 분이 건강하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날들, 먹고 마실 수 있도록 직업이 있는 것과 물질이 허락된 것, 좋은 작품과 글을 읽고 기록할 수 있는 책과 노트가 있는 것에 감사하다. 감사는 깊은 수렁에 빠질 뻔한 자아를 구원해 주며 넘어지고 허덕이고 있는 영혼과 시선을 일으키고 새롭게 하는 힘이 있다. 오늘은 감사할 것들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