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육체적으로 회복이 필요했었는데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던 것 같다. 일요일에는 늦은 저녁에 같이 게임 하고 축구를 보자며 연락이 왔었다. 다음날 출근 안 하고 쉬는 날이기도 해서 웬만하면 나가는 쪽을 선택하는데 그날따라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었다. 육체적으로는 회복이 되었는데 내면과 영혼의 회복이 필요했었다. 이날에는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직장인은 출근 안 하고 다수의 가게가 쉬었으며 거리도 한산한 추석 당일이다. 창문을 열고 자서 이른 아침에 찬 바람이 방에 들어와 눈이 떠졌다. 대충 핸드폰만 잠깐 확인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몇 개월 만에 동생이 집으로 들린다고 연락이 왔다. 동생은 2살 차이가 나며 요식업을 해서 쉬는 날이 많이 없어 보기 어렵다. 정오가 되어서 동생이 도착했다. 부모님도 오전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동생을 반겼는데 너무나 좋아하셨다. 반려견도 동생을 오랜만에 봐도 기억을 하는지 꼬리가 헬리콥터처럼 흔들며 달려갔다. 때때로 강아지는 인격적인 존재로 느껴질 만큼 사랑스럽다.
가족들과 복국을 먹으려고 생각을 했는데 추석 당일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부모님 두 분은 국밥을 좋아하시는데 마땅히 갈 식당들이 쉬어서 근처 자주 가는 국밥집에 갔다. 국밥집에 갈 때마다 보통 이렇게 바쁘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식당 안에 가보니 타지에서 가족 친지들을 보러 온 손님들이 꽤 있었다. 식당 안 직원들은 정신없이 바빴다. 보통 식당에 가면 이모라고 부른다. 아버지는 돼지고기와 내장이 들어간 국밥을 좋아하시고 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나는 돼지국밥을 좋아한다. 그렇게 주문하고 수육도 같이 주문했다. 식당이 바쁜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수저통이 깔끔하지 못한 것과 직원이 음식을 건네면서 음식을 구분하지 못해서 손님인 우리의 숟가락을 갑자기 가져다 국밥을 덜면서 확인했었는데 약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학생 시절 3년 정도 식당 아르바이트를 해봐서 그런지 그런 상황은 처음 눈앞에서 보기도 했고 나의 경험으로는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옆에서 동생이 그러려니 해라고 했다.
국밥을 먹으며 동생이 예전보다 더 밝은 모습을 봐서 좋았다. 사실 동생은 얼마 전 여자친구가 생겼다. 없지 않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느껴진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맛있게 드셨다. 특히 어머니가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배가 불렀다. 아마도 수육의 절반은 어머니가 다 드셨다.
가족 넷이서 이렇게 밖에 나와 함께 식사한 것도 오랜만이다. 20대 때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하면 부모님 데리고 비싼 호텔 예약해서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식사하거나 좋은 풍경과 장소에 자주 데리고 가는 것을 종종 생각했었다. 30대가 되어서 실제로 그렇게 해드리지는 못하고 있다. 오늘따라 부모님께서 평범한 국밥이지만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작고 사소한 것으로도 부모님은 즐거워하시고 행복해하신다는 것을 보았다. 어쩌면 지인과 아무렇지 않게 먹고 마시며 누리는 것들을 부모님께는 이상하리만큼 인색하고 어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국밥일 뿐인데 내가 생각하고 느낀 시선은 이랬다.
아버지와 동생 그리고 나는 좀 남겼는데 어머니는 밥 한 톨 남기지 않고 다 드셨다. 어머니는 기억을 잘 못 하시는 편인데 유독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식당에 간 것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신다. 참고로 나의 어머니는 자체장애가 있으시다. 어머니는 다 드시고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며 웃으셨는데 왠지 흐뭇했다. 아마 올해 먹었던 국밥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국밥이지 않을까 싶다. 또 월급 받으면 맛있는 음식 사드려야겠다. 그것도 아주 자주 그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