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도 벌써 마지막인 날 흐리고 비가 약간 내린다. 어제저녁 늦게 풋살을 2시간 정도 해서 그런지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더 자고 일어났다. 어제는 거의 쉬지 않고 계속해서 뛰어서 몸은 아직 회복이 안 되는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 오늘도 연휴라는 것에 감사하는 기도와 어제와 내일이 있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주어진 것에 감사기도를 올리고 나갈 준비를 했다. 양치하고 머리를 감으면서 어제 있었던 일과 대화가 다시 생각나 떠올려 보기도 했다.
어제 운동하러 가기 전에 미용실에 들러서 정리하고 펌을 하면서 디자이너 분들과 이야기를 잠깐 나눴던 것들이다. 이날 미용실에 방문했을 때 긴 머리를 시도하고 있는 요즘 머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어서 실은 깔끔하게 정리를 하려고 갔었던 것이었다. 갈 때마다 예약하고 머리를 맡기는 디자이너가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깝다고 한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확산된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가 생각이 나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이까지 참고 견뎌 온 것도 아까운데 디자이너와 함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인내하면서 견뎌보자고 했다. 펌을 하려고 보조하며 도와주는 여자 디자이너 분께서도 안 어울리는 것도 아닌데 여기까지 온 것이 아깝다며 정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분들도 나의 머리를 디자인하고 하나의 작품처럼 만들어 가는 것이 좋다며 같이 꺾이지 말아보자고 한다. 이날 정리하기 전에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워 정리가 필요하 상태였다.
커트를 하고 펌을 할 타이밍에 이전 방문했을 때는 뵙지 못했었던 새로운 디자이너가 펌을 준비했다. 미용실은 굉장히 바빠서 머리를 준비해 줄 때 여유로우니 천천히 준비해도 된다고 했다. 성격 자체가 느긋한 편이어서 그렇게 대한 것인데 직원들은 연신 감사하다고 한다. 새로운 디자이너 분이 펌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MBTI일 것 같다고 했는데 ISFP 아니냐고 그러셨는데 그것과는 정반대로 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었느냐고 물어봤을 때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고 그렇다 보니 자기 자신도 편안해져서 그렇다고 한다. 실은 ISFP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 디자이너는 20대 초반이었다. 나는 30대 초반인데 그렇게 안 느껴진다고 하는데 이 말은 언제나 들어도 기분이 좋은데 그럴 때면 나이를 먹고 있구나라고 느껴진다.
그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람과 연애 대하여 약간 대화를 나누었다. 나와 그분은 가장 먼저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주관적이어서 어렵다. 나는 일단 스몰토크 혹은 피상적인 대화가 어려운데 왜냐면 하는 것은 괜찮은데 쉽게 지루하고 흥미로움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은 가치관이 맞다거나 맞추어 가는 것, 생각을 서로 공유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유머 코드가 잘 맞아야 하는데 무엇보다 유머 코드 맞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지금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재미있는 사람이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재미있으려면 우선은 외모가 자신이 생각하고 재미있게 느껴질 만한 외모와 자기 관리가 일단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실은 나도 외모를 꽤나 많이 보기 때문이다. 외모가 나의 스타일이 아니면 일단은 관심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예의 바르고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등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동거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이것은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반응했다. 결혼을 약속한 관계라고 할지라도 한 사람의 삶의 방식과 생활 방면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같이 사는 문제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자기 자신만의 삶과 공간의 영역에 타인이 들어오느냐 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펌을 준비하고 머리까지 감겨 주고 말려 준 그 디자이너는 이전 2년 반 정도 만난 전 남자친구가 동거를 제안했는데 생각이 달라서 헤어졌다고 한다. 당시에 결국 동거는 하지 않았고 지금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동거를 안 하기를 잘한 것 같다고 한다.
머리가 다 되어 갈 때 즈음에 결론적으로 재미있는 사람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는 주제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인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그 재미라는 것도 주관적이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였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관계하느냐는 여러 가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래서 연애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대화의 마무리로 그분은 나한테 재미있다고 했다. 손님으로 방문한 나에게 직원의 입장으로 사소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은근히 그 말이 기분이 좋았고 오늘 아침까지도 잊혀지지 않는다. 의미가 있든 없든 그것을 떠나 누군가로부터 재미있다는 말을 듣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ENTP 디저이너와의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머리를 감고 말린 다음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면서 어제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오전부터 들를 곳이 있어 들렸다가 스타벅스에 왔다. 카페 안에 아무도 없었고 콜드브루 한 잔 들이키며 생각을 정리할 겸 기록하듯 글을 쓰는 중이다. 어제의 디자이너와 대화를 떠올려 보면서 결국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고 그렇게 살아갈 때 자연스럽게 보는 눈이 생기고 결국 좋은 사람이 곁에 남고 찾아오게 되는 것이 삶이자 인간관계이지 않나 싶다. 인간관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는 것 같다. 나의 인간관계론은 이렇게 정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