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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쓸모 Feb 24. 2024

화(火)라는 감정

혹시 나도 모르게 화를 내고 있다면

나는 화(火)가 많은 사람일까?

 이 질문을 먼저 해보게 된다. 화가 많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부분이 아니라서 많거나 적다고 쉽사리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를 곰곰이 성찰해 봤을 때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나 행동 혹은 현상에 대해서 화를 내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간으로 살아감과 동시에 사회적 동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 말을 통해 소통을 하고 감정을 통해 관계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나 자신과 대화를 많이 못했던 것 같다. 학기 접어들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다는 핑계로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나에게 시간을 내지 않았다. 여유가 주어지고 햇살도 좋은 요즘 나를 위해 시간을 가지고 나와 대화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과 어떤 상황일 때 나를 화나게 하고 화가 날 때 어떻게 행동을 하고 고찰해 보며 내면에 깔려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지 그리고 어떻게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대화해보려 한다.


어떤 상황일 때 화가 나나요?

 최근 운동을 할 때 크게 화를 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운동을 스스로 하고 싶고 즐기고 재미있기 때문에 간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롭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는 것이 운동을 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다. 이런 가치관으로 운동에 임하는 나에게 자유를 억압받거나 스스로 해보려 할 때 간섭받는 일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를 통제할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화를 표출하였다. 사람들이 꽤나 놀랬다고 한다. 화가 없는 편이 아닌 내가 아닌데 그렇다고 특별히 화를 낼 이유를 못 느껴서 화를 안 낼 때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나를 본 사람들은 꽤나 놀랐을 것이다. 무튼 이래라저래라 하는 등 신경을 건드리는 말을 계속 지금까지 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한 날은 유독 심했다. 그전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던 상황도 아니었고 중요한 시험도 끝나 홀가분한 상태였다. 당시 화를 표현했던 방식은 소리를 질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런 일을 떠올려보며 나는 상당히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인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렇기에 간섭받는 것을 적당하면 모르겠지만 싫어하는 성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나에게 선을 넘는 간섭이나 혹은 적절한 충고나 스스로 받아들일 만한 피드백이 아니라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받는 듯한 말을 들었을 때 굉장히 화가 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 안의 설치되어 있는 적정선을 넘었을 때도 화가 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화를 참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있다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표출하는지 궁금하다. 최근의 일을 떠올려보며 그때의 나는 이성적인 판단이 우선이 아니라 감정에 충실하여 사람들 앞에서 들으라는 식으로 소리 질러 화를 내었다. 그 이후 생각을 해봤다. 그때 내가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화를 참고 그냥 넘어갔더라면 이 글을 써 내려가기는커녕 혼자 합리화하고 있었을 것이다. 굉장히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를 참는 것은 관계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 옭아매는(자유롭지 못하게 구속하다) 것밖에 되지 않는다. 자유함에서 구속받고 침해받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굉장한 스트레스이다.


자기주장

 자기주장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타인의 감정과 입장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건설적으로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건설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자기주장이다. 솔직히 예전 일들은 너무 많아 기억하기 어렵고 최근의 일을 놓고 봤을 때 나름대로 자기주장을 했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건강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감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고 감정에 충실하되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느냐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화(火)는 다스리기 어렵지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이것저것 생각하며 정리해 보면서 화라는 감정은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람이 어떻게 감정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일 것이다. 호감이 가는 이성을 볼 때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나 자신을 화나게 만드는 상황을 목격하거나 겪었을 때 느껴지는 불만이나 화를 통제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렇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스스로 어느 정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 게 다스릴 줄 알아야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으며 누군가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으며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렇게 써 내려가는 것도 다스리기 위한 하나의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것이라도 이렇게 해본다는 것이 성장해 나가기 위한 거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안에 쌓인 것들을 완벽하게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구나

 다른 글을 읽어보면 나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다. 신체상, 외모, 공부, 재능, 환경, 집안, 사회성, 관계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열등감이 있다는 것을 무의식 속에 있어서 의식했을 때 느껴지는 열등감처럼 감정 또한 무의식 속에 있을 수 있다. 감정이라는 것이 시시때때로 변하고 상황과 사람에 따라 너무 달라져서 나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 들어가 있고 나와 대화해 보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것처럼 그때 그때 느꼈던 기분과 감정을 그 순간에 느끼고 지나간 줄만 알고 있던 것들이 때로는 아닐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결국 내가 건강해야 한다

 화(火)는 결국 안 날 수도 없는 것이고 안 낼 수도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주장처럼 어떻게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어떻게 잘 풀어내고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을 정말 중요하다. 나는 가끔씩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설 때가 있는 사람이라서 꼭 장착할 필요가 있다.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화를 내는 것은 잘못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성이 뛰어난다거나 사람을 매료시키는 특별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 나는 누군가와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내가 건강하고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감정이라는 것에 충실하되 건강한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발걸음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결국 행복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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