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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Jun 13. 2019

60대 부부가 하루를 지내는 방법

대금과 함께 세계로, 


  새벽에 일어나 20세 이하 청소년 축구를 보고 결승전에 진출한 흥분에 다시 잠자리에 들기도 그렇고 하여 차를 몰고 두물머리로 향한다.


두물머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호수


  아직 이른 새벽이라 차들이 밀리지 않아 쉽게 두물머리에 도착한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한강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거기에 멀리 산을 휘감은 안개의 모습도 좋다.


두물머리 한강의 아름다운 모습


  이른 새벽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은 사진작가들의 모습도 우리의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아 조금 뿌듯한 마음이다.

 

두물머리의 모습.  사진을 찍는 작가들의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세계의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경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달려가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선택받았다는 느낌이다.


두물머리의 모습.  


  봄을 지나 한 여름으로 들어가는 계절, 모든 식물들이 검푸른 모습으로 한 여름의 에너지를 비축하기에 여념이 없다.  연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물가에서 먹이를 찾는 왜가리의 모습도 정겹다.



  약 1시간 정도를 두물머리 산책길을 걸어본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기도 한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곳이 없다.  그냥 돌아다니다 다시 차를 몰고 청평을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새벽에 일어나 약 3시간 정도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와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토스트와 아침을 먹는다.  그래도 아침 9시가 지나지 않았다.  


서울시청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의 모습


  컴퓨터에 앉아 국악방송을 들으며 뉴스를 보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오전 시간을 보낸다.  새벽에 일어나 많은 일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무심하게 보낸 것 같기도 하다.


서울시청 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 일대의 모습


  하지만 브런치에 여행 관련 글을 하나 올린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했다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전철을 타고 시내로 나온다.  오늘은 시청 전망대를 둘러보고 시립 미술관도 둘러보며 정동 일대와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덕수궁 돌담길의 모습.  관광객들과 거리 공연 모습. (우리도 여기서 대금한번 불고 싶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여기는 이색적인 분위기가 있다.  많은 외국인들과 관광객들이 섞여 외국의 관광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며 외국인을 보면 눈인사라도 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도 있는 것 같다.


시립미술관과 우리가 먹었던 팥빙수..


  덕수궁 돌담길을 돌고 시립미술관을 둘러보고 그러다 출출하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 떡집에 들어가 팥빙수로 허기를 달래고 다리를 쉰다.   그러면서 둘이 말없이 계속 스마트폰으로 나는 검색을 하고 집사람은 게임을 즐긴다.



서울 시립미술관의 공원 조형물들


  그렇게 두 시간을 넘게 돌아다니고 앉아 쉬고 또 서대문 쪽으로 걸어 다니다 정동극장에 온다.  오늘은 8시에 정동극장에서 춘향 전쟁이라는 공연을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울 시립 미술관의 조형물들


  즐겨 듣는 국악방송의 바투야 상사디야라는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무표 티켓으로 공연을 보게 되어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하다.


덕수궁 돌담에 있는 납작이 사람 모양...(?)


정동극장의 벽화


정동극장에서 공연되는 춘향전쟁 포스터와 무대


  우리가 보낸 하루를 되짚어 보며 앞으로 또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무료하고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지내는 것보다 무엇인가 찾아보며 알찬 하루를 지낼 것을 연구해 본다.  하지만 요즘의 백수 생활이 무척이나 바쁘다.  백수가 과로사한다고 했던가?  그런 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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