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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서영 Feb 08. 2021

“I’m not cool”, but 현아 is cool

현아, 동년배 여성 아티스트의 존재가 주는 힘.



친구가 쏳아올린 작은 공

내가 나 예뻐하는 게 많이,,, 티나는구나,, 홍홍


아이유님의 <셀러브리티> 때도 그렇고, 저는 동년배 여성 아티스트의 존재에 늘 큰 힘을 얻곤 합니다.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92년생이  맞습니다  위아래 한두살은 대충 다 동년배 아니겠읍니까 허허)


여자아이돌로써 대중과 미디어에 의한 대상화, 성적물화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몸에, 퍼포먼스에, 존재에 이토록 자주성을 가지는 것. 그것만으로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것. 저는 이번 “I’m not cool”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답니다. 아, 이 아티스트는 이제 어떤 경지에 올랐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무너뜨리려하고, 폄하하려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겠지만요.


여성이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섹시함”을 이용할 때, 유난히 그를 납작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성아이돌의 섹시함은 그 허용범위가 아주 좁죠. 유혹적이되 자아를 가져서는 안되고, 은근해야하며, 노골적이어서는 안된다. 무대 위에서는 뱃걸(Bad girl)이어도 무대 아래에서는 굿걸(Good girl)이 되길 바라고, 섹시하되 수줍어야하며, 섹스어필에 능숙하지만 익숙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이처럼 여성의 욕망은, 연약한(!) 남성중심적인 시선으로 재단되는 규제의 대상입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 체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그 자격에 대해 논하며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기도 하고, 가르치려 들거나 멋대로 까내리기도 합니다. “영향”을 받을 누군가를 생각하라고 말이죠. 어느쪽이든 참,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 정말 이게 ‘감히’ 따라할 수 있는 걸까요?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그저 벗은 몸, 노출, 성적은유에만 관심을 쏟느라 그의 프로패셔널함을 폄하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노력하는 자는 재능있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재능있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재능이 있고 노력하고 즐기는 자는 아무도 이기지 못 한다는 말이 있죠. 결국 영향을 받은 누군가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갈겁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이지, 영향을 준 사람의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여성의 섹시함에는 참 많은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어떤 성별들이 그러듯이 누군가를 이용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까내린 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자신이 주체가 되었을 뿐인데 그것마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죠.


하지만 저는 그런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는 현아님이 너무 좋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자신이 잘 하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잘해내는 그가 정말 좋습니다. 저는 그게 진정한 프로패셔널이라고 생각해요. 15년차 아티스트, 이토록 단단하게, 멋지게 잘 살아준 동년배의 여성 아티스트 현아님, 그의 이번 앨범 수록곡을 인용하며 응원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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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날선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 그런 그들에게 늘 쿨하게 보여야하지만 사실 나 안 쿨해.

“I’m not cool”


어느날은 내가 쇼윈도우 뒤의 인형 같다고 느끼기도 해.

“Show Window”


그래도 괜찮아 무섭지 읺아, 나를 위해 독해져. 굿걸은 아니지만 그게 나니까. 나다운게 뭐가 나빠?

“Good girl”


춤을 춰, 너와 파티를 해, 키스해, 느껴, 사랑을 해

“Party, Feel, Love”


좋아, 염치없고, 나대는 리듬이, 좋아, 춤추는 내가 좋아. 예쁜 내가 좋아.

나는 나를 예뻐해.

그러니까 너도 너를 예뻐해.


I’m not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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