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진가 김민수와 피아니스트 곽원일의 콜라보 작업-
이메일로 김민수 작가님의 제안을 받고 조금은 망설였다.
'피아노로 그리는 작곡일기’는 지금의 삶에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작품 활동으로, 요즘은 음악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만큼의 일을 할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
‘난 정말 피아니스트인가? 작곡가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바쁜 가운데 프로젝트를 하나 더 한다는 건 불가능이란 생각이었다.
고민 끝에 결정한 김민수 작가님과의 첫 만남.
우리는 음악과 사진이 함께하는 공동 작품에 관한 생각을 나누었다.
‘음악은 본래 무형의 것이지만, 공간과 빛에 어우러져 실체가 되고, 감동이 된다.
‘매일의 삶을 기록하는 것도 예술이 될 수 있다.’
같은 방식(Daily-Art)의 작품 활동을 하는 우리여서일까. 다른 예술가들 사이에선 느끼지 못했던 ‘공감’이 그 자리에 있었다.다음번에 우리 공동 작품의 이름을 정하기로 하고 돌아오는 길.
오랜만의 ‘설렘’을 느꼈다.
작곡/연주 : 피아니스트 곽원일 '희생'
스마트폰 사진/글 : 김민수 '사람은 섬처럼 산다.'
그 섬에 간다.
바닷물 빠져 길어진
저 땅끝에는
미련처럼 서 있는
작은 섬이 있다.
미련은 발걸음을
떼면서 단념이 되기도
희망이 되기도 한다.
바다는
쓸쓸해지기 시작했다.
그 흔한 갈매기도 안 보인다.
바다가 춥고 앙상해졌다.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바닷물이 빠져 그런 것인지
가을이 떠나서 그런 것인지.
바다는 열린다고 하면서
내 길은 안 보인다고 합니다.
길 끝에 가면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문은
항상 열려있는데 우리는
파도 때문에 두렵다고
합니다.
저 길
내가 걸어 온 길이고
내가 걸어 갈 길이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일상이라는 바다로 나갑니다.
어느 날은 만선으로
어떤 날은 빈 배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늘 희망이라는 큰 돛을 펴고
출항합니다.
난 바다에서 돌아오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돌아올 때는 늘 빈손으로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난 바다로 떠나는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가슴 속에 더 큰 바다를
품어오기 때문입니다.
태풍이 빠르게 지나갔다.
하늘은 태풍 지나간 자리를
구름으로 감출 수 없지만
바다는 늘 시치미를 떼고
금세 평온해진다.
빠진 물이 다시 온다는 것은
어제 잃어버린 기회를 다시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섬처럼 산다.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집을 짓고 산다.
밀물에 기쁨과
썰물에 슬픔을
달뜨면 아픔을
노래한다.
작곡/연주 : 피아니스트 곽원일 '희생'
사진/글 : 김민수 '사람은 섬처럼 산다.'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피아니스트, 작곡가 곽원일(Goldbranch)
http://soundcloud.com/goldbranch
스마트폰 사진작가 김민수
다음 '뉴스펀딩'에서 '스마트폰 사진 잘 찍는 법'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http://m.newsfund.media.daum.net/project/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