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 클레어 Nov 08. 2023

전철을 1초 차로 놓쳤다

오늘 전철을 놓쳐서 되려 선물을 받았다

출근길 전철을 1초 차이로 놓쳤다


앞선 사람들이 계단을 달릴 때

뭣도 모르고 아니 뭔가 감지하고 함께 달렸다.

숨을 헐떡이며

계단 곁 전철 플랫폼에 서서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 페이스를 조절하며

  천천히 걸어서 갈걸' 


근데 내 눈앞에서 문을 사뿐히 닫고

출발하는 전철을 보며 3초 만에 투정을 털어냈다.


그리고 이내,

개구진 동심이 발동되어 갑자기 마음이 밝아졌.

내 마음동에서 감사 퍼레이드가 일어난 것이다.


덕분에 뛰는 다이어트 운동하게 하심 감사

무리하고 위험하게 안 타서 다행이고 감사

전철 안의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당황과 염려를 끼치지 않아 감사

다시 전철이 올 동안 숨을 고를 여유 주셔서 감사

글감이 떠올라 감사

다음 전철엔 어떤 절묘한 사람들을 만날까 호기심에 감사

전철에 서서 가, 멋진 사진을 찍게 해 주셔서 감사

전철 안에서 글 한편 완성하게 하심 감사


이 한순간이 인생과도 어찌 이리 닮았는지

그땐 잃었다 생각했고

그땐 이 경쟁사회에서 나만 낙오된 것 같았고

그땐 실패했다 마음 무너졌던 날들

하지만 시간과 순리를 돌아

더 좋은 일로 포장되어 손안에 들어온 날들


오늘 나는 전철을 놓친 덕분에

감사와 사진, 글 한편선물로 받았다 :)


삶은 모든 순간이 은혜이며 감사제목이다



2023년 11월 8일 출근길에 전철에서 찍은 <한강> 사진 한컷














*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