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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 클레어 Aug 15. 2023

2_헤드헌터가 권하는 좋은 리더가 되는 길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리더가 탁월한 인재를 얻는다 

오늘은 국경일이다. 


얼마 전 대기업 S사 계열사 각 3개 기업에 인사 담당자들이 각각 동시다발적으로 전화를 주었다. 인재 추천이 언제까지 될지를 타진하는 연락이었다. 2주일 전에는 그 인사담당자와 zoom미팅으로 회의를 했고, 다른 인사 담당자는 임원급 의뢰건으로 회사로 와서 티타임을 하자 했다. 다른 회사는 아예 현업 팀장님이 인사과에 전달하기 전에 사전 의뢰를 주었다. 이 대기업뿐 아니라 나의 고객사 과반수 이상이 대표님이나 상위 임원들이 직접 의뢰하는 건들로 단독오더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단독오더>란 고객사가 헤드헌터에게 채용건을 의뢰할 때, 당사의 인사과나 다른 써치펌에는 일절 의뢰하지 않고 오직 한 명의 헤드헌터에게만 의뢰하는 것이다. 주로 임원급이나 보안이 많이 요청되는 핵심인력 의뢰할 때 진행되는 방식이다. 지난주도 나는 단독오더 진행건으로 모 병원 병원장, 각사 대표님들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헤드헌터업을 조금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의뢰와 진행 방식이 특혜처럼 주어지는 환대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래, 일이 폭주하지만 늘 초심을 지키는 마음으로 인재 추천에 최선으로 보은하고자 애를 쓴다. 그래 나는 주말과 휴일에도 업무모드 일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이 그랬다. 나는 평소보다 좀 늦은 새벽 6시에 일어나 기도와 큐티를 하고, 브런치 글을 습작해 놓았다. 오늘은 국경일로 휴일이지만 나는 아침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글로벌 면접(미국)을 세팅했다. Zoom면접은 후보자도 나도 재택으로도 가능하기에 굳이 회사(써치펌) 출근은 않는다. 오전 9시 Zoom미팅을 앞두고 미국에 있는 대표님과 인재를 연결시켜 드리는 카톡 네트워킹을 해드렸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 명문대 대기업 출신의 BD(Business Development, 사업개발) 임원(상무급)이 미국에 있는 대표님과 Zoom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면접은 약 1시간 정도 진행된 것 같다. 면접이 끝나자마자 인재로부터 바로 카톡이 왔다. "안녕하세요. 콜 마쳤습니다. (면접이 바로 합격되었고 저도 바로) 입사 의사는 있다고 말씀드렸고 대표님은 회장님 하고 상의 후에 말씀 주신다고 합니다" 한 번의 면접으로 사실상 최종합격이 된 것이다. 해당 기업은 대표님이 회장님 신임을 전폭적으로 받고 있어서, 대표님이 면접을 합격시키면 회장님도 99% 통과다.


오늘 말하고 싶은 분이 바로 이현명(가명)대표다. 이현명 대표는 내가 본 리더 중 단연 손에 꼽히는 탁월하고 훌륭한 분이다. 미국 유명한 H의대 정교수였고 지금도 미국 K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미국 현지에 벤처를 2번이나 설립해서, 2개 벤처 모두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시킨 분이다. 요즘 한국에서 벤처들이 투자유치의 어려움으로 벼랑 끝에 몰리고 코스닥 상장을 한 번에 못해 재수, 삼수를 하는 일들을 보건대, 그보다 관문이 더 어려운 미국의 나스닥 상장 관문을 2번이나 넘었다는 것. 이것은 아주 탁월한 퍼포먼스다. 한국에 있는 인재들에게 여기까지만 얘기해도, 고스펙의 능력이 출중한 인재들이 회사 설명을 좀더 안 들어도 이력서를 낼 기세이곤 하다.


이현명 대표는 그저 두뇌가 명석하고 사업적 수완이 남다른 분에 그치지 않다.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함과 젊은이들이 환호할 만한 위트와 스피드, 친화력이 출중하다. 무엇보다 인재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남다르다. 인재를 써먹기 위한 소모품, 심지어 나의 업적을 빛나게 해 줄 들러리로 생각하기보다 그 인재들의 현재와 장래의 진로를 진정성 있게 고민하고 본인의 시간과 돈을 내어 실제적으로 도와준다. 일례로 10년 전엔가 이현명 대표가 H의대 정교수로 재직할 때, 한국에서 학생이 미국으로 박사 학위차 유학을 왔다고 한다. 어디 한 군데 의지할 데가 없었는데, 누군가로부터 소개받아 이현명 대표이자 교수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그는 몹시 바쁜 교수생활 중에도 그 학생을 만나 사비로 밥까지 사주며 진로 상담을 끈끈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한번은 한국에서 K대 나온 전략분야의 인재와 면접할 때의 일이었다. 그날은 대표님이 나도 함께 배석해 달라 해서 식사형식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대표님은 티타임 때는 인재와 따로 대화를 해보겠다며 나를 먼저 보내셨다. 나는 면접이 잘 되어 연봉협상이 진행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반대였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그녀는 이력서상 경력은 훌륭했으나 실제 면접을 보니 여러모로 부족했던 것이다. 사실 그녀는 태도나 언행에서는 다소 어둡고 호감이 많이 갈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이럴 경우 보통  손절하듯 빨리 식사를 마치고 면접장소를 빠져나가는 99% 관례다.


이현명 대표는 티타임을 통해 왜 면접이 불합격인지, 다음 커리어를 위해서 그녀가 준비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무려 30~40분의 시간 동안 조언을 해주셨다고 한다. 그 인재는 면접 전부터 이현명 대표의 열광적인 팬심이 있던 터라, 불합격한 것이 실망스러웠지만 더 존경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현명 대표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 폭주하듯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분이다. 그런데 어떻게 인재들을 대함에는 시간도, 돈도 이토록 할애할 수 있는 것일까? 신비롭기까지 하다. 비단 나와 일할 때만 그런 것은 아니다. 심지어 출중한 인재, 당장 써먹어야 할 인재들에 한정하는 것도 아니다. 평생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학부생이든 석박사 학생이든 자신에게 도움을 구하는 이들에게 한결 같다. 진정으로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스승의 진수다.





사실 한국에 유수의 대학 교수 특히 의대 교수님들이 벤처를 창업하지만 고충이 많다. 그중에서 연구실력과 자금문제 보다 인력난, 인력유출 문제로 고생할 때가 많다. 그리고 그 인력난의 원인 중 하나는 교수님이자 대표님들의 리더십, 인품 및 거기서 구축된 조직문화일 때가 꽤 된다.


대기업에 재직하다 교수님 창업 벤처에 창업멤버로 합류했었던 인재는 아래와 같이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이른바 우리나라 1위 S대학 출신의 박사였는데, 자신의 지도교수님에 대한 회고였다.


"제가 학교 다닐 때, 저희 교수님은 인품이 너무 훌륭하시고 제가 존경하던 분이셨어요. 내가 졸업하고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벤처를 창업하신다고 함께 일해보자 해서 큰 기대감으로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뵙게 된 교수님은 동일한 분이신가 할 정도로 많이 달랐어요. 돈(급여, 스톡옵션) 문제도 인색했고 교수님이 옳다는 고집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안 들으세요. 대기업을 박차고 벤처에 왔는데, 너무 힘듭니다. 경력만 꼬인 것 같아 속상합니다. 이젠 스톡옵션이 뭐고 다 내려놓으려 해요. 제가 이직할 곳 좀 알아봐 주세요."


이 인재가 토로한 속상함과 답답함은 교수 창업 벤처 임직원들이라며 절절히 공감할 것이다. 흔히들 말하기를 교수님들은 연구를 책상에서만 했던 분들인데, 그것이 책상밖 현장에서도 잘 구현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다. 마치 책으로만 요리를 배운 사람이 뭐든 다 요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격이다. 벤처를 창업하는 교수님들은 대부분 서울대를 비롯 국내 주요 명문대, 국립대, 지방권에서도 인지도가 높고 연구실적이 탁월한 분들이 많다. 자연스럽게 학문적인 프라이드가 높다.


그런데 이 학문적인 프라이드가 벤처를 차리고 실무에 접속되었을 때, 학문적 신념과 오롯한 열정을 넘어 배타적이고 경청 없는 고집과 독선이 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아래 임직원들은 말도 못 하고 속앓이를 하게 된다. 앞에서 직언하기도 어려워, 수개월에서 수년간 꾹 참다가 조용히 이직준비를 하고 어느 순간 조용히 자리를 뺀다. 그들 중에는 회사가 어려워도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숨통을 틀어막지 않았다면, 이 힘든 고비를 함께 견디고 싶었다고 말한 이들도 있었다.


물론 요즘 자주 회자되는 벤처의 자금난이 필연 인력난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이 불황속에서도 열광하는 리더, 가고 싶은 벤처는 여전히 있다. 사람이 먼저다. 인재는 나의 업적의 볼모가 아니다. 내가 쓰다 말아도 되는 일회성 소모품이 아니다. 인재는 리더의 현재이며 미래이기에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일을 늘 고뇌하고 살펴야 한다. 나보다 학문적 양은 어려도 그들의 말을 잘 경청하며, 때로 그들이 실수하고 실패할지라도 질책하기보다 기다려 주어야 한다. 회사가 작다고 인재들이 무조건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좋은 리더가 있는 곳에 인재들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모인다.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리더가 탁월한 인재를 얻는다. 



















*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람을 키우는 리더가 탁월한 인재를 얻는다 사람을 키우는 리더가 탁월한 인재를 얻는다 사람을 키우는 리더가 탁월한 인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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