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내 머리에 둥지를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
ㅡ 마르틴 루터 ㅡ
1 악인의 죄가 그의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그의 눈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다 하니
2 그가 스스로 자랑하기를 자기의 죄악은 드러나지 아니하고 미워함을 받지도 아니하리라 함이로다
3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죄악과 속임이라 그는 지혜와 선행을 그쳤도다
4 그는 그의 침상에서 죄악을 꾀하며 스스로 악한 길에 서고 악을 거절하지 아니하는도다
(시편 36:1-4)
죄의 씨앗
오늘 말씀 서두에서는 ‘죄’를 의인화해서 말씀을 이끌어 갑니다. 죄가 사람의 마음속에서 잠입해 웅크리어 숨어 있습니다. 죄는 그 자체로는 아직 터트리지 않은 시한폭탄, 부화하기 전의 새의 알입니다. 그런 죄가 한 인간의 마음에서 활동을 개시하기 전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마음의 주인인 인간의 동태를 살피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참신한 접근인지 읽다가 감탄을 하게 됩니다.
눈빛
악인의 마음, 죄는 그의 마음에 잠입해 들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눈치를 봅니다. 그 악인의 눈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있는가 없는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그런데 악인이란 부류의 사람들 눈에는 여지없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습니다. 죄는 그가 악인인가를 한 번 더 확인해 본 것입니다.
마음의 언어
그리고 그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눈빛의 근저 곧 눈빛을 발산하고 있는 마음과 그 마음의 언어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2절 “그가 스스로 자랑하기를 자기의 죄악은 드러나지 아니하고 미워함을 받지도 아니하리라” 죄를 두려움 없이 과감하게 짓는 사람들에겐 한 가지 신념이자 그릇된 믿음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죄악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이 거짓된 확신은 이내 하나님께도 또 사람들에게도 미움(지탄, 욕, 저주, 수치 등등)을 받지 않을 것이란 확신으로 이어집니다.
입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를 성경은 '악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의 특징은, 그 입의 말에서부터 죄악이 묻어나며 속임이 가득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하늘로부터 오는 참 지혜와 선행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죄에 대한 실행
이런 악인들, 그들은 밤에 잠자리에 들 때도 죄를 도모하며, 침상에서 하는 일이라곤 내일은 또 무슨 죄악을 꾀할지를 궁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 겁박하거나 꼬드기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악한 길에 자기 발로 걸어 나가 그 죄의 길에 섭니다. 죄를 지을 환경에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선량한 사람들은 마음속에서 죄가 악을 행하도록 부치기면 양심(기독교에선 하나님을 경외함)의 거리낌으로 거절합니다. 그러나 악인의 특징은 그런 죄의 충동을 받으면 그대로 넙죽 악을 속히 집행한다는데 있습니다.
오늘 시편 말씀은,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온 죄의 소욕에 대해서 은유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죄를 통제하고 처단하지 않을 때, 어떤 일이 순차적으로 벌어지는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죄라는, 악의 씨앗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잠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 안에서 싹 틔우고 자라, 입구멍을 뚫고, 나아가 손발로 악을 행하게 하진 못합니다. 즉 죄의 소욕이 일어나자마다 바로 말라죽게끔 박살 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죄의 소욕이 어른처럼 성장하여 극악의 범죄로까지 치닫게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이, 그 마음의 주인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내가 사람들 몰래 마음에 은닉한 죄를 알고 계시다, 내가 죄를 지으면 그것은 언젠가는 만천하에 드러난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또 죄가 드러나면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낱낱이 수치를 당하고 미움을 받을 것임을 알 때, 인간은 죄의 소욕을 눈과 입, 행함으로 진행시킬 동인을 잃게 됩니다. 즉 죄의 소욕이 마음의 악과 행동의 악행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죄를 짓지 않으려면, 자기 의지와 타고난 도덕성으로만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원죄를 갖고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죄의 소욕을 통제하기 위해선, 죄가 애초 싹을 틔기도 전에 처단하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혹여 죄를 지었다면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에 의지하여 회개하고 죄 사함을 받아야 합니다. 이 사후 처방 또한 하나님을 경외함과 일맥 상통함을 알아야 합니다.
ㅡ<생생큐티_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 중 ㅡ (본 큐티 전문은 하단을 참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