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는 인생의 스승이다
어머니는 학생 때 포함 지금까지, 나에게 단 한 번도 "공부하라"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으시다. 아니 우리 7남매 모두에게 동일하셨다.
어머니는 무학이시다. 학교를 한 번도 안 다녔기에,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신다. 6.25 전쟁 전엔 부잣집 막내딸이었는데, 6.25 전쟁 전후로 가세가 기울었고 그즈음 아버지도 돌아가셨나 보다. 어머니의 엄마 즉 외할머니는 이내 재혼을 했고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외할머니 곧 내 증조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것도 고약한 할머니 밑에서 말이다. 어린아이를 1년 내내 목욕도 못 하게 했다 한다. 머리가 떡질 때까지 말이다. 거이 방치했고 동시에 고된 집안일을 맡겼다 한다. 어머니는 몸종처럼 8살 때부터 밥 짓고 빨래를 했다 한다. 그렇게 고생했으면, 나중에 결혼할 때 시댁 인복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시어머니도 고약했고 남편은 술만 먹으면 돌변하는 야수였다. 그랬다. 그녀의 인생은 내내 고통과 질곡의 연속이었다.
출처 : 청년 클레어의 <먼저 사람이 되어라> 중에서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11:28)
타인도 자기 죄로 고통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것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지은 죄든 모르고 지은 죄든, 실책은 죄책감과 두려움을 포함해 여러 고통을 남긴다. 그리고 이런 고통은 나에게 위해를 입힌 사람들도 겪고 있다는 사실, 이것을 알 때 세상을 보는 너른 눈이 열린다. 죄로 인해 고통하고 신음하는 타인, 이 앞에서 인간은, 거울처럼 그들에게서 나를 다시 한번 보게 된다.
출처: 청년 클레어의 <내가 가장 평안할 때(12) 타인의 고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