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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 클레어 Aug 12. 2023

오늘을 걷다

나만의 색깔로서 선명히 오늘을 걷는다


2023년 8월 11일(금) 흐린 뒤 밤.


한주를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금은 금요일 하고도 밤 11시 16분.


브런치스토리.

가입한 지는 꽤 되었는데,

작가로서 마음을 얹을 엄두는 안 났다.

아니, 나와 세상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삶을 살다가...

며칠 전 다소 즉흥적으로 작가신청 글을 제출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황송하게도 덜컥 작가가 되었다. 

아니 실은 오래 망설이던 작가가 되었다


내 나이 4학년.

매일이 벼랑 끝인 듯 치열하게 달려왔던 날마다의 오늘.

오늘에 떠밀려 멈추었던 시간까지

그 오늘을 들여다본다.

오늘이란 말은, 명사로서 "지금 지나가고 있는 날"이라고 한다.

지금 지나가고 있는 날...

나는 이 대목에서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출처: fastcoexist.com

                                   

때론, 이 오늘을 버티기가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던 날들

나에게도 그런 날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 오늘이 마지막은 아닐까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세상 어디에도 차마 내뱉지 못했던

오늘과 씨름하며

화해하지 못해 담아만 놓았던 날들

그 비밀한 언어들.  


나이 들어도 매일 만나는 오늘,

이 오늘이라는 녀석은 오랜 절친 같기도 하고

때로는 무지막지한 폭군 같다가

어느 날은 나를 오랫동안 짝사랑해 온 애절하고 과묵한 그 남자 같다가도

이내 나를 무심히 방치하고 지나가는 길가의 행인 같다.





나는,

내 나이가 쥘 수 있는 허세도

내 나이가 교묘하게 숨기고 있는 비루함과 연약함도

내 나이가 혼자 버티고 있는 아픔과 고뇌

내 나이가 매일 쓸어 담고 있는 두려움도

내 나이가 건네주는 벅찬 기쁨과 행복도

다 오늘 안에서 겪어내고 있다.


그 오늘,

나는 그 오늘에 치이거나 헛돌지 않고

더없이 선명한 나만의 색깔로서

스타카토와 같은 보폭으로

날마다 오늘을 걷기로 다짐한다.




 






*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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