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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 클레어 Aug 16. 2023

99세 할머니 시인, 아름다운 시바타 도요

화장 / 비밀 / 살아갈 힘

2023년 8월 16일 아주 맑음


햇살이 너무 좋은 수요일이다.

분명 8월이라 폭염의 여름인데,

주로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만 있으니 마치 초가을의 햇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루가 또 시작되었네?

나는 우리 회사에서 1년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 직장인으로 통한다. 나도 지금 직장으로 4년여 전에 스카우트되어 왔다. 그 기간 동안 나를 유심히 봐왔던 한 동료는 말하곤 한다. 1년 365일, 내가 얼굴 찡그리고 힘들다고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비결이 무엇이냐고. 사실 우리 일이 굉장히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고 업무강도도 센 편이기 때문이다.


신앙의 힘.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매일 일어나는 일들에서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긍정적인 면을 주로 보며 사람과 일들에 감사를 굉장히 많이 하는 편이다.

그 외에도 기술하려면 많지만... 오늘은 산뜻한 시로 그다음 말들을 대신하련다.


내 노년의 롤모델 중 한 분인 시바타 도요와 그녀의 시(詩)이다.

어느 해인가 늙는다는 것이 불현듯 두려워지던 때에 알게 된 아름다운 시인.  

99세에 시집을 출간한 일본의 할머니 시인 고(故) 시바타 도요와 그분의 시들은 참으로 신비롭다.

일본 모 출판사로부터 의뢰되어 21쇄 10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다.

그녀의 시, 그 무엇이 어린 학생으로부터 노인 전 세대의 공감을 받았던 것일까.

내 마음은 이미 그 답을 그리고 있다.

아래는 시바타 도요의 시 3편입니다  





화장  


아들이 초등학생 때

너희 엄마

참 예쁘시다

친구가 말했다고

기쁜 듯

얘기했던 적이 있어


그 후로 정성껏

아흔일곱 지금도

화장을 하지

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비밀


나 말야,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어


하지만 시를 짓기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격려를 받아

지금은

우는 소리는 하지 않아


아흔 여덟이라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




살아갈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

하루하루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뺨을 어루만지는 바람

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

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


제각각 모두

나에게 살아갈 힘을

선물하네


    








*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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