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 클레어 Sep 23. 2023

주문하신 ‘이번 라면’ 나왔습니다

로또(복) 당첨의 기회라면...

처음.

우리를 설레게 하는 많은 단어 중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말. 우리 인생에는 처음, 첫으로 시작되는 삶의 역동이 도처에 가득하다.


하루의 첫시간을 비롯하여 새달, 새로운 계절, 새해 첫날 그리고 새로운 만남, 기회, 모임 등등. 처음과 맞닿아 있는 모든 것이 우리를 이토록 설레고 때론 감격스럽게 또 눈물겹게 하는 이유, 어떤 날은 송구하고 황송한 감정까지 밀려들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래 가사말처럼 우리 인생이 연필이 아니라 펜으로 쓰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번 걸음을 디디면 뒤로 가서 지울 수 없는 백지의 발자국처럼. 인생은 그렇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때론 그것이 너무 영롱하고 아름다워 다시 보고 또 보게 된다.

그러나 태반은 아쉬움과 후회가 남고 세월을 따라 회한이라는 묵직한 감정으로 채색되기도 한다.


"그때 좀 더 잘했더라면"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더라면"

"그때 그 사람 또 그 기회를 잘 잡았더라면"

"그때 그 가치를 잘 알아봤더라면"


우리들이 인생의 한걸음 뒤에 곧잘 되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라면. “그때~라면”

그러나 ‘그때 라면’의 매섭고 서글프고 회한 넘치는 국물맛에 눈물 쏙 빠져할 때, 다가오는 친구가 있으니. 바로 그 친구는 ‘이번~라면“이다.


"이번이라면 끝까지 할 수 있어"

"이번이라면 나는 더 성장할 수 있어"

"이번이라면 나는 더 잘 해줄거야"


처음. 이 단어가 설레고 고맙고 때론 송구하고 황송한 만 가지 감정으로 다가오는 이유이다. 우리네 인생의 오색찬란 천태만상의 색깔만큼 다채로운 감정을 선뜻 담아주는 처음.





무엇보다 새해 첫날의 덕담은 그 처음에 거는 우리 감정의 하이라이트를 잘 드러내 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종교인들은 간혹 이 덕담이 너무 성공지향적 복, 기복적인 복을 강조하는 것 같다며, 새해 은혜 많이 누리세요”라고 응용 버전을 전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처음이란 말에 밝고 영롱한 감정이 부푸 이면에는, 실상 이번 라면에는 꼭 담겨있길 바라는 일말의 기대가 반영된 게 아닐까.


처음. 그러고 보니 마치 로또복권을 긁는 마음과 비슷한 것도 같다. 당첨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벅찬 기대감과 더불어. NO가 반복될 것 같은 우려와 안달복달, 반복된 실격에 대한 자조 섞인 체념까지 닮아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지능이 낮은 주인공 포레스트에게 그의 어머니가 건네는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란다. 포레스트.
열기 전까지는 뭘 집을지 알 수 없어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ing to get     

- 영화 ‘포레스트 검프' 중 -       

    

포레스트의 어머니는 이 말을 하며 만 가지가 부족한 아들에게 인생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다. 초콜릿 상자를 여는 마음. 처음이란 친구에게 적절한 배역이다.                                                                                                              




처음이라는 대목에서, 사람들은 보통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포장과 택배까지 완벽한 인간적이고 육신적인 복을 기대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복의 대명사 내지는 은유로 자주 인용되는 것이 단연 로또복권 당첨일 것이다. 그렇다면 로또복권 당첨은 진정 완벽한 복의 귀환인가? 모두가 알듯이 로또복권 당첨자들의 어두운 뒷얘기는 너무 많이 들어 식상할 지경이다. 로또 당첨되어 잉꼬부부가 이혼하고, 자녀가 어긋나고, 사업에 몰빵 하다 있던 재산까지 다 날리고. 그래서 로또 당첨은 복이 화가 될 수 있는 사례에도 곧잘 등장하는 천덕꾸러기의 대명사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복을 완제품 택배로 얻기 바라기 보다 복을 받는 비법을 찾는 더 몰두하는 것 같다. 그게 수익은 적어도 더 실현가능성이 있고 안전해 보이기 때문일 테다. 세상에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 처세술, 성공전략은 그런 열기를 보여준다. 아니 복까지는 아니라도 화를 피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문득 올해 초 복에 대해서 묵상했던 큐티가 떠올라 다시 찾아보았다. 거기에서, 복을 “마음의 가시(죄)를 조심하세요, 마음의 가시(죄)를 멀리하세요”로 정리한 대목이 눈에 띄었다. 성경은 복을 플러스, 플러스 미학이 아니라 빼기, 빼기의 미학으로 가르치곤 한다. 특히 인간 내면의 작은 가시로 시작되는 죄를 피하고 멀리하라. 이미 생겨난 가시(죄)는 재빨리 뽑는 것이 복 받는 인생이라고 말한다. 정확히는 '복 있는 인생'인 것이다. 복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것을 넘어. 그 사람 자체가 복의 근원, 복덩어리가 될 수 있는 비법이니 이 얼마나 엄청난 천기누설의 비법인가.   


    

출천: 청년 클레어의 브런치 글 <잠시 입혀지는 옷들> 중



올해도 한해의 중반을 넘었다. 남아있는 달력의 장수만큼이나 아쉬움과 조바심이 날 수 있는 계절이다. 그런  가을에 채우고 채우는 삶과 더불어 덜어내고 빼는 삶. 마이너스 미학에도 심취해 보면 어떨까. 바닷가재가 새로운 껍질을 길어 올리기 위해 단단한 과거의 껍질을 덜어냈듯이. 처음을 힘입어, 저 마음의 심해에 맞닿기까지 내면의 탐험을 시작해 보자.

.

.

.

.

<청년 클레어 연관된 브런치 글>

자기 매몰의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brunch.co.kr)





# 아래 큐티는 '복 있는 인생'을 신앙적으로 해법을 찾아가는 개인 묵상입니다


                


[생생큐티] 2023일 1월 2일(월) 참 행복한 사람(시편 1편)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편 1편 1~3절)        


2023년 계묘년 새해 첫 출근날. 사람들이 한 해를 시작하면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행복과 그것의 근간이 된 기쁨과 번영일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기대하고 희망하며 한 해를 시작하지만. 한 해를 살고 나면 행복한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니 매년 느끼지만 매일이 또 1년 내내 인간이 행복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깔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은 행복을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에서 한 판단이며, 날마다 또 늘 행복한 사람이 되는 비결이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보통 행복과 복은 다소 혼용되어 쓰는 것 같습니다. 복과 행복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언뜻 같은 말 같습니다.


그러나 복은 행복의 원천이지만 그 복이 지속적인 행복을 장담해 주진 않습니다. 이유는 그 복이 지속가능한 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시편 말씀은 세상의 행운이나 삼박자 축복, 출세와 성공과는 다른 형태의 .  항상 또 영원히 지속가능한 복을 받고 누리는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복이 ‘항상’ 있는 사람의 특징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않습니다. 죄인들이 좋아하는 길에는 아예 서지도 아니하고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는 아예 앉지도 않는 것입니다. 죄를 분별하고 거절하고 피하고 멀리하는 것. 이것이 복이 항상 나에게 있기 위한 첫 번째 비결입니다. 그리고 죄에 대한 이러한 분명한 삶의 태도는 곧 하나님을 경외함과 비례합니다. 잠언 8장 13절 a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악을 미워하는 것이라" 말씀처럼, 즉 지속 가능한 복과 그로 인한 매일의 행복은 늘 부딪히게 되는 죄를 어떻게 대하고 반응하느냐가 첫 단추입니다. 나아가 죄를 멀리하고 잘 처리했으면 그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며 그분이 정하신 법 곧 율법으로 지칭되는 말씀을 즐거워하며 묵상하며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즐거워하며 기뻐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적극 찬성하며 반기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행복은 우연스러운 행운이나 타고난 운세나 기운이 아닌, 죄에 대해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반응하고 멀리하는 삶의 태도와 내면상태에서 이미 결정지어지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런 죄에 대한 바른 자세는 인간의 본성상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유지될 수 없고,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통제받아야 함을 되새깁니다. 때로는 죄가 죄로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즉 죄를 멀리하는 삶을 유지하여 복을 유지하며 나아가 하나님을 더 가까이하는 선순환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새해를 맞아 모두가 행복하고 형통한 한 해를 소망하며 축복해 주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덕담으로 “죄를 조심하세요, 죄를 멀리하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보지 못 했습니다. 그리나 복된 인생, 행복한 사람은 죄와 반비례합니다. 행복의 본질과 뿌리를 생각건대 죄에 대한 분별력과 바른 태도, 이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기 위해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가까이 교제하는 것. 이것이 행복한 삶의 근간입니다.


행복은 자연스럽게 뚝 떨어지는 행운과 세속적 복에 기반하지 않습니다. 죄와 치열한 투쟁, 말씀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헌신,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라는 대가지불을 통해 주어집니다. 정말 매일이 행복하고 싶습니까? 죄를 멀리하고, 말씀 곧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이 답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긍휼히 여기셔서, 때마다 시마다 복 있는 사람으로 살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그림,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 매몰의 감옥에서 벗어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