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사랑한 적이 없다. 내가 너에게 느꼈던 감정은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그나마 네가 내게 힘이 되어줬으니,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 전부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에겐 조금의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니까. 그러던 오늘 길을 걷는데, 문득 네 생각이 났다. 보통 때라면 그저 그런 일상들이 떠올랐을 텐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내가 너에게 한 행동들이 떠올랐다. 널 몇 분이라도 더 보기 위해 뭉그적거렸던 시간들, 네 행동 하나에 웃음 짓고 울었던 시간들, 나는 관심 없던 일이 너의 관심사란 얘길 듣고 어떻게든 같이 어울려보려 했던 시간들. 그 많은 시간들을 되새겨본 뒤에야,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그 모든 순간들에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