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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ing Mar 28. 2023

이 흐름에 올라타...기 전에!

흐름에 이름 붙이기 


너는 참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아.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나는 흘러가는대로 사는 거 아닌가.. 그래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대체로 즐겁지만, 때로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깨달음을 남기기도 한다. 내가 흐름을 거슬러 올라갔던가?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고, 절대 공평하지 않지만 한가지 모두에게 똑같은 것은 인생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이 아닐까. 친구는 스스로를 "흘러가는대로"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이 결코 즐겁기만 한 흐름은 아니었다 것을 나는 함께 한 역사로 알고 있다. 


친구가 묘사한 나의 "역행"은 이런 것이다. 잘 다니던 회사를 굳이 나온. 잘 되는 사업을 굳이 그만둔. 살기 편한 지금 여기를 떠나보겠다고 외치는. 


하지만 나에게 이런 것은 역행이 아니었다. 그건 오히려 흐름에 나를 맡긴 "결과"들이었다. 다만, 그 강의 이름이 "내 마음"일 뿐이다. 


회사를 잘 다니지 못했다.


사업은 나를 갉아 먹었고


지금 여기, 마음 편하지 않다. 


인생의 흐름에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 그것은 순행이 되기도 하고, 역행이 되기도 한다. 나는 참 간사하고 단순한 사람이어서 이름이 어려우면 괜히 겁이 난다. 역행은 별로다. 요즘은 할인이 안되지만, 예전에는 KTX 역행좌석은 할인도 해줬다. 그만큼 약간의 불편이 있다는 뜻이다. 


인생도 역행하고 싶지 않다. 강물을 거슬러 오른 연어의 상처도 멋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물고기들이 안멋있는 것도 아니니까. 힘들게 거스르고 싶지 않다. 흐름대로 사는 데도 꽤나 큰 위험과 노력이 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그러니, 나의 인생에 흐름에는 내가 어찌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체성을 부여했다. 내 마음이다. 사실 그렇게 해도 나 또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Life is journey, not a destination. 이라는 말이 퍽 위로가 된다. 다음 통화에서는 이 말을 꼭 해줘야지. 나도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고. 그러니 함께 부유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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