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씁니다(190526)

이제 시작이고요.

by 킴나

오늘부터 부지런히 써보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든 짧게라도 써보겠습니다.

하다못해 오늘 만난 좋은 문장이라도 쓰겠습니다.

그렇게 차츰차츰 쓰다 보면, 다시 글 쓰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

매일 짧게라도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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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6

두루미인지 황새인지, 다리가 얇고 몸이 큰 새가 청계천에 앉았다.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조류를 무서워해서 오래 쳐다보지는 않았다. 몰라서 무서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청계천을 등지고 푸드트럭을 관찰하는 과제를 진행했다. 곱창을 파는 푸드트럭이었다. 요즘은 식욕이 없어서 사 먹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갑자기 큰 박수소리와 감탄이 들렸다. 아까 그 새가 물의 흐름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고양이만 날렵하게 걷는 게 아니었다. 옛날 서양인들이 그 새를 봤다면 모델들은 캣워크가 아니라 ‘버드’ 워크를 했을 것이다. 몇 번은 허탕이었겠지만 함성은 두세 번 들려왔다.


청계천 물가에 앉은 사람들은 새의 사냥에 감탄했다. 좀 이상한 광경이었다. 사람들의 한가운데에 둘러싸여 꼿꼿이 먹이를 잡는 새와 어떤 누군가가 잡아먹히는 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자연의 섭리이지만 이상했다.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이 자연의 사냥을 보며 박수치고 마치 쇼를 보듯 환호하는 게 싫었다. 왜 싫은지는 모르겠다. 몰라서 무서웠다.


서점에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몇 번 집었다 놓았다. 시작부터 서른 명 즈음의 사람들이 죽었다. 지금 나는 누군가의 죽음을 감당할 깜냥이 되지 않았다. 모든 살생은 마음 아프다. 여전히 비건의 삶에 대한 열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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