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순_그들의 꿈은 어디로 가나
나무뿌리들이 땅 속에 있지 않고 모두 나왔다. 어지러워보이지만, 위로, 하늘로 뻗어나간다. 땅으로 향하는 뿌리는 없다. 내 안에서 이글거리는 열정이 솟아난다. 현실은 물론 녹록치 않다. 현실이 가지는 매력 아니겠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 말이다. 흩어지기 좋아하는 나는 자주 산만해지고 갈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일 때도 많지만, 믿는다. 자주 흔들리는 나를 믿는다. 보이지 않는 뿌리를 믿는다. 뿌리가 모여 꿈이 된다. 흔들리는 내게 꿈이 있다는 것. 끝까지 나를 믿는다는 것, 그 두 가지라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