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글감

by 김니모

“올해 서른넷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나이를 잊고 싶기도 하다.


서른까지도, 혹은 지금도 나이 듦으로 인해 얻어질 지혜에 대해서 매우 기대하고 좋았다.

하지만 점점 “힘에 부친다”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그 “나이”라는 숫자가 절망으로 다가오곤 한다.


웬만한 감정에 새로움은 없고 무뎌져 생기 있는 마음 표정을 잃는 것.

체력을 계산해서 움직여야 하므로 무리하지 않는 것.

무엇보다 나를 절망에 빠뜨리는 것은

나에 대한 가능성을 누구도 기대하지 않게 된 것이다. 나 조차도.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평가 항목 중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언급하기도 한다.

성장하는 것은 어린 친구들의 특권처럼 인식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럴 땐 “경험”이라는 것이 독이 되는 것 같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젓가락질을 고치기 힘든 것처럼.

경험은 간혹 우리의 판단의 시야를 흐리게도 하고,

잘못된 경험은 오히려 우리가 쌓을 새로운 경험들을 가로막기도 한다.)


그래서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고쳐나가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틸 체력이 가능할까 라는 것.

이렇게만 놓고만 봐도 어린 친구들이 나이 든 친구들에 비해 가능성에 있어서 가성비가 좋다.


어릴 땐 어른들이

“나이가 많아서”, “이젠 안돼”라는 말들이 나이를 핑계 삼아 포기해버리는게 한심하고 바보 같아 보였다.

이렇게 글을 쭈욱 써놓고 보니 나 역시 한심한 어른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더 슬프다.


나이라는 숫자를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그 숫자를 일깨워 준다.

더 이상 변명하며 절망하는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우선 체력 단련부터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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