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성이 뭔데?
오늘 다룰 주제는 최근 화제가 된 뉴진스 사건과 관련된 노동법 이야기에요.
지난 9월 인기 아이돌 뉴진스의 멤버들이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최근 소속사 어도어에서 해임된 민희진 전 대표를 복귀시키라고 요구했는데요. 특히 멤버 하니는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에서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이크업 샵에서 다른 팀의 멤버와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팀의 매니저가 그 멤버에게 “(뉴진스를) 무시해”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본 한 팬이 이 사건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국민신문고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여기에서 핵심 문제는 하니가 언급한 따돌림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근로자성 판단의 영향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자는 근로자입니다. 따라서 뉴진스 멤버들이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만약 그들이 근로자라면, 하니가 경험한 따돌림은 근로기준법으로 금지된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법적 처벌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근로자로 판단되지 않으면 관련 법에 따라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없어요.
근로자의 정의
근로기준법
근로기준법 제 2조 1항 1호에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어요.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핵심 요소는‘종속 관계 하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지 여부’ 입니다.
법원 판례
법원은 근로관계의 ‘실질’을바탕으로 근로자를 판단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휘·통제를 받으며 노무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대가를 받는다면, ‘근로자’로 봅니다.
즉, 사용자와 대등한 관계가 아닌 ‘종속 관계’에 있는 것이 주된 관점입니다.
그러면 종속관계는 어떻게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지표를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되죠.
-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해졌는지?
-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 사용자에 의해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받는지?
- 근로자가 스스로 제 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지?
-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는지?
-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은 무엇인지?
-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는 어떤지?
- 사회보장제도 등 다른 법령에 의해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지?
이처럼 ‘종속적’ 이라는 것은 경제적 종속과 인적 종속을 모두 포함하며, 사용자의 지배 하에 노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예인 뿐만이 아니라 배달 라이더, 프리랜서 등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별적 자유 노동으로 바뀌는 흐름에서 생겨난 고용형태로, 사업자와 근로자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상황이 되었죠.
뉴진스의 경우
이번 뉴진스 사건을 조사한 서부지청은 뉴진스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 대등한 계약 관계에 있어, 사측의 명확한 지휘·감독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 회사 취업규칙 및 인사규범의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 근무 시간과 장소가 확정되지 않앗으며,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었습니다.
- 연예 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을 회사와 공동으로 부담했습니다.
- 지급된 금액이 수익 배분의 성격이 강하며, 근로 자체의 대가로 보기 어렵습니다.
- 사업소득세를 납부했으며, 세금도 개인이 부담했습니다.
- 연예활동으로 발생하는 이윤과 손실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감수했습니다.
또한, 2019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연예인 전속계약은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무명계약의 성격을 띠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연예인에 대한 근로자성 판결 동향
아직까지 연예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사례는 없습니다. 위임계약은 근로계약으로 볼 수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연예인이 기획사에 소속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죠.
연예인이 기획사로부터 받는 보컬 트레이닝이나 댄스 트레이닝도 ‘근로‘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기획사가 트레이닝 일정을 짜고 강사를 섭외하고 강사를 섭외하도록 하는 형식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이는 특정한 예술행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연습생들이나 연예인이 노래, 댄스, 연기를 연습하는 것이 임금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도 아니라고 봅니다.
연예인의 괴롭힘은 어떻게 처벌?
연예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더라도, 소속사로부터의 심각한 괴롭힘은 불법행위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손해배상 청구권이 발생할 수있습니다.
근로자성 판단에 대한 전망
어디까지를 근로자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노동계는 연예인, 플랫폼 종사자 등 다양한 고용형태 종사자를 모두 보호해야 하기에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경영계는 다른 법률이나 표준계약서를 활용하여 이러한 노무제공자들을 보호할 수 있으며, 근로자의 범위를 억지로 확장하는 경우, 전체 노동법 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정부는 플랫폼종사자를 포함해 ‘(가칭)노동약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법률’을 신속히 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존 노동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국가가 지원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입법을 통해 제3의 영역으로 보호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입니다.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노무제공자에 대한 책임은 국가와 사회가 함께 져야 하며, 이를 위해 실효성 있는 보호 방안이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