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나는 좋다. 외로운 게. 옆에 개미 한 마리 없는 게 좋다. 신경 쓸 게 없어서.
외로움은 다른 말로 편안함이다. 온 세상이 조용하다. 오직 내 생각의 파편들만 소곤소곤히 공백을 메울 뿐.
고리타분하다는 날 껴안아 주는 것도 외로움이다.
부족한 내 모습을 감싸 안아 주는 게 이것뿐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가장 자주 찾는다.
내 눈이 읽어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진다. 혼자일 때. 그렇게 더 풍부한 감수성으로, 아름다운 것들을 마주한다. 아름다운 만큼 난 고독을 느꼈다. 음악을 고르며 쓸어내리는 손가락이 느려지고, 시선은 한 곳에 오래 머문다. 외부의 자극을 느끼는 것 말곤 신경 쓸 게 없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만큼.
슬프다. 이 즐거움이 오래갈 수 없음을 알고 있어서.
야속하다. 인간이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따듯한 커피잔에서 도무지 입술을 뗄 수 없다. 사람의 온기에 닿고 싶어서.
외로워서, 외롭고 싶지 않다가 다시, 외로움에게 기댐.
Merry Christmas Mr.Law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