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내 아들이 아닌 아들을 보내는 일

메시아라고 믿고 보내는 일, 나에게 주어진 일

by 김호정

사백 년이 넘도록 오랫동안 기다린 메시아이지만 이렇게 제 아내의 출산을 통해 올 줄은 몰랐던 메시아.

그렇게 허무하게 갈 줄도 몰랐던 메시아.


예수가 불렀던 아버지는 제가 아니었을지 모르나 저에게 아들은 평생 동안 예수 하나 뿐이었습니다. 저의 유일한 메시아이고 저의 유일한 아들이었던 예수. 그가 유대의 왕이었건 아니건, 메시아이건 아니건, 그냥 서른 넘어서까지 장가못간 철없는 아들로 저와 마리아 옆에 있어주길 바랐던 아들은 그의 인생으로 보여 주었던 메시지대로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예수가 가던 날, 마리아가 십자가를 진 예수를 좇아가는 동안, 사실은 저도 예수를 좇는 마리아를 좇았습니다. 산을 오르다 다치지는 않을까, 울다가 쓰러지지 않을까, 예수의 그런 모습을 보고 정신을 잃지는 않을까. 저의 마리아를 지키기 위해서요. 가족 중 한 명은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예수가 갈 것은 마리아도 저도 한 삼십 년, 마음으로 준비해온 일이지만 막상 그 일에 닥쳐 보니 마음과 몸에 받은 충격은 상당히 컸습니다. 애비인 저도 그런데 예수를 직접 낳은 마리아의 충격은 저에 비할 바가 아닐 것입니다. 제가 떠다 준 물로 자기 입 대신 예수의 입을 적셔주는 마리아, 예수의 발 밑에서 지쳐 잠들어 버린 마리아를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저는 아들이 죽던 날에도 나타나지 않은 매정한 애비라고 질타를 받았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예수의 표정 하나하나,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하나하나 다 보고 다 들었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들 묻습니다. 그 때 어디 있었냐고.

대답합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누구도 있지 않았으면서 저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자식의 죽음에 태연할 수 있는 애비는 없습니다. 예수는 다시 온다고 약속했지만 다시 온다고 해서 지금 떠나보내는 슬픔이 감해지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