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대로 예수가 다시 왔었다고 했지만 저는 보지 못했고 다시 갔다는 소식만 뒤늦게 들었습니다.
예수를 보내고 마리아는 얼마 동안 앓았고 저도 그랬습니다. 예수가 살다 갔어도 변하지 않은 세상은 저와 마리아를 조롱하였습니다.
조용하고 신중한 마리아가 슬퍼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아들을 보냈을 때만큼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 역시 마리아처럼 조용하고 신중하게 마리아 옆에 있어 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대를 이을 아들이 없는 우리 부부는 더더욱 주변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었고 그런 세상에서 저는 외롭고 괴로웠습니다. 이 동네 어느 누구도 자식을 앞세운 부모는 없었으니까요.
그런 날일수록 저는 산에 올라 올리브나무 숲을 내려다보았습니다. 아래에서 보면 울창하고 웅장하기 그지없는 나무들이 산 위에서는 포근한 녹색 이불이 깔려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잠시나마 마음에 위안을 주었습니다. 잠시나마 주는 위안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도록 큰 숨을 삼키고 내쉬기를 반복하였습니다.
바람이 와주길 기다려봅니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 나뭇잎끼리 만나게 하는 바람이 다시 한번 저에게 ‘괜찮아, 잘했어, 괜찮아, 잘했어’라고 말해주길 기다려봅니다. ‘괜찮아요, 잘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예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기도 합니다.
그가 자주 지었던 미소의 인사, 저의 짐을 대신 지고 가던 예수의 듬직했던 뒷모습을 기억하며 오늘을 버티고 나의 삶을 감당하다가 그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다시 만날 날은 아예 오지 않을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저를 모릅니다.
지금도 모릅니다.
중요한 순간마다 예수가 부르던 아버지는 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아는 요셉은 제가 아닙니다.
제가 아닌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마리아에게 남편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남자들만 사람으로 쳐주던 시대에 저는 남자였지만 쳐주지도 않은, 세상에 혈육 하나 남기지 못하고 명을 다한 유일한 사람 아닌 사람일 겁니다.